BLACK OR WHITE

고아라 마리끌레르 밀라노 스토리 코볼트 바이 쿤제이 레이첼 콕스
재킷 밀라노 스토리(Milano Story), 원피스 코볼트 바이 쿤제이(CoVAULT by kunjay), 롱부츠 레이첼 콕스(Rachel Cox).
고아라 마리끌레르 레이첼 콕스 디디에 두보
오버핏 재킷 (Munn), 팬츠 부리(Bourie), 톱 데일리 미러(Daily Mirror), 슈즈 레이첼 콕스(Rachel Cox), 이어링 디디에 두보(Didier Dubot).

그동안 형사물이나 사극 등 장르물에 출연해왔어요. 그래서인지 로맨틱 코미디 <도도솔솔라라솔>의 ‘구라라’가 새롭게 다가와요. 저 역시 촬영장이 새로워요. 연애 세포가 살아나는 기분도 들고요. 대리 만족을 하는 느낌이랄까요.(웃음) 로맨틱 코미디는 평소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라 언젠가는 꼭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오지영 작가님의 대본이 워낙 재미있어서 믿고 선택한 작품이기도 하죠. 목포와 파주 세트장을 오가며 열심히 촬영 중인데, 유달산과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목포의 풍경 또한 드라마의 볼거리 중 하나가 될 것 같아 기대돼요.

구라라로 살아가기 위해 어떤 것에서부터 변화를 줬어요? 구라라는 피아니스트예요. 드라마에 등장하는 곡들이 상당히 어려워서 1년 전부터 선생님과 피아노 연습을 해왔죠. 앞머리를 자르고 사랑스러운 펌을 한 것도 큰 변화예요. 평소에는 잘 입지 않는 꽃무늬나 레이스 옷, 보석으로 치장하는 것도 재미있고요.

특정 캐릭터를 ‘고아라화’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면 뭔가요? 드라마 속 캐릭터가 되어 일기를 써요. 장면 뒤에 숨겨진 캐릭터의 가정환경이나 과거에 겪은 일들을 상상하며 쓰는데, 이번 구라라의 일기는 순조롭게 써지는 편이었어요. 가정환경이나 사건, 사고가 대본에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구라라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쉬웠고, 아마 시청자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고아라 마리끌레르 와이씨에이치

고아라 마리끌레르 와이씨에이치
셔츠 와이씨에이치(YCH).

극 중 구라라는 어떤 일이 닥쳐도 긍정 에너지를 유지하는 인물이에요. 실제 고아라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저 역시 걱정이 많은 타입은 아니에요. 힘든 일도 잘 잊어버리는 편이고, 어떤 일이 주어지면 일단 최선을 다해 해내는 데 집중하죠. 단순한 건 구라라와 비슷해요.

부유한 집안의 딸이던 구라라는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되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요. 그렇다면 고아라의 인생 2막이 펼쳐진 때는 언제라고 생각해요? 현재 회사에 소속되면서 존경하는 배우 선배님들을 많이 만났어요. 가끔은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듣기도 하죠. 드라마 첫 방송을 보고 모니터를 해주시기도 해요. 더 과거로 간다면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던 순간이 또렷이 기억나요.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친구들과 작품 한 편을 올리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무대 세팅부터 조명과 분장, 촬영까지 모두 함께했죠. 배우가 스태프고, 스태프가 배우이던 시간이었어요. 그때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면서 협업하는 법에 대해 배웠어요. 그게 지금 배우 생활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열심히 연기에 임한 것 같은데, 학교생활을 하면서 연기를 대하는 태도나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명확히 형성된 것 같아요. 데뷔 무렵 ‘도화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 말의 의미를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 이루겠다는 의지도 더욱 단단해졌고요.

대학 시절이 그리운 때는 없어요? 학교생활이 더없이 즐거웠지만, 지금 역시 많은 스태프들과 협동하며 일하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학생 때는 시험까지 치러야 했죠. 솔직히 그걸 어떻게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어요.(웃음)

이번 드라마에서 대중이 어떤 점을 눈여겨봐주길 바라나요? <도도솔솔라라솔>은 유쾌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기분 좋은 드라마예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볼 수 있죠. 재미있게도 극에 아주 다양한 연령층의 배우가 등장해요. 20대인 이재욱 배우와 30대인 나, 40대인 (김)주헌 오빠와 10대인 신은수 배우, 이순재 선생님과 예지원 선배님까지, 로맨틱 코미디인데도 가족극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구라라가 키우는 강아지인 ‘미미’까지 있어서 촬영장에 웃음이 끊이지 않아요.

고아라 마리끌레르 로우클래식 컨버스
셋업 수트 로우클래식(Low Classic), 슈즈 컨버스(Converse).

벌써 2년 전 작품이지만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의 ‘박차오름’과 울고 웃었던 때가 기억나요. 그만큼 인상 깊은 작품이었어요. 이틀 전에 문유석 작가님과 통화하면서 판사를 그만두고 글을 쓰는 작가가 되셨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그때 촬영 팀과 워낙 친해서 아직도 단체 대화방에서 자주 이야기를 나눠요. 그래서 저 역시 오래도록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요. 특히 <미스 함무라비>처럼 사회문제를 다루는 작품을 경험하면 세상을 대하는 태도나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전혀 몰랐던 분야도 더 공부하게 되고 뉴스도 좀 더 관심 있게 바라보게 되죠. 작더라도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하게 되고요.

그동안 선택한 작품을 보면 굉장히 다양한 캐릭터를 오가요. 흑과 백처럼 뚜렷이 다르기도 하죠. 이게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되나요? 그동안 못 해본 장르가 선택의 기준이 될 때가 있어요. 호기심이 많아서 늘 새로운 것에 관심이 가거든요. 어떤 것에 새롭게 도전하는 데 두려움이 전혀 없어요. 시간이나 나이에 따라 할 수 있는 역할이 달라지니까 앞으로 제 모습에 맞는 새로운 역할을 계속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로맨틱 코미디물에 도전했으니, 다음에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임수정 선배님이 연기한 ‘연정인’처럼 팜므 파탈이 되어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20대와 지금,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달라졌어요? 20대 초반에는 되도록 작품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작품 중간중간 잘 쉬는 것도 배우가 가져야 할 중요한 시간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죠. 그 쉬는 시간에 무얼 하는지에 따라 다음 작품에 쏟을 수 있는 에너지가 비축되기도 하고 감정의 경험도 풍성해지니까요. 그래서 쉼 없이 달리기보다는 꾸준히 하는 데 중점을 두려고 해요.

작품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주로 무얼 해요? 지금은 못 가지만 작품이 없을 때는 대부분 여행을 떠나요.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정적인 여행보다는 여기저기 걸어 다니는 걸 좋아하죠. 어머니를 따라 추상화나 풍경화를 그리기도 하고 자연을 사진으로 기록하기도 해요. 피아노를 치거나 플루트를 연주하고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죠.

취미가 아주 다양한 것 같아요. 그런데 모두 드라마 촬영이 끝나야 할 수 있을 텐데…. 드라마 촬영이 10월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웃음) 드라마가 끝나면 올해가 다 갈 것 같아요. 그래서 즐겁게, 끝까지 아무 사고 없이 끝마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 후에는 일단 잠을 많이 자고 싶어요. 강원도로 여행을 떠날 생각이에요. 소소한 취미들도 이어가고 싶고요. 또 다른 다음을 준비해야죠.

지수다운 순간

지수가 바른 내추럴한 누디 핑크 립은 감각적인 페탈 벨벳 피니시로 마무리되는 리퀴드 립스틱 루즈 디올 울트라 케어 리퀴드 #459 플라워 화이트 셔츠와 메시 타이 모두 디올
지수가 바른 감성적인 브릭 레드 립은 벨벳 피니시의 리퀴드 립 루즈 디올 울트라 케어 리퀴드 #635 엑스테이즈 화이트 티셔츠와 레드 스커트, 네크리스 모두 디올
지수가 바른 선명하고 강렬한 발색의 레드 립은 틴트 타입 리퀴드 립 루즈 디올 울트라 케어 리퀴드 #999 블룸 블랙 톱과 튈 스커트, 링, 브레이슬릿 모두 디올
지수가 바른 우아하고 세련된 MLBB 립은 루즈 디올 울트라 케어 리퀴드 #808 카레스 메시 셔츠와 니트 베스트, 스커트 모두 디올, 헤어밴드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구조적인 디자인의 빈티지 체어는 GUVS
지수가 바른 시나몬 로즈 빛의 루즈 디올 울트라 케어 리퀴드 #808 카레스는 부드럽고 감각적인 발림성과 오랜 지속력으로 우아하고 세련된 MLBB 립을 완성시킨다
지수가 바른 또렷한 발색의 레드 립은 보솜한 벨벳 피니시의 루즈 디올 울트라 케어 리퀴드 #999 블룸 셔츠와 니트 스웨터, 체크 스커트 모두 디올
지수가 바른 루즈 디올 울트라 케어 리퀴드 #999 블룸은 부드러운 레드 페탈이 입술 위에 피어난 듯 선명하고 강렬한 레드립을 완성시킨다
지수가 바른 감성적인 브릭 레드 립은 벨벳 피니시의 루즈 디올 울트라 케어 리퀴드 #635 엑스테이즈 화이트 티셔츠와 레드 스커트, 네크리스 모두 디올

오늘 촬영은 어땠어요?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네요. 재미있었어요.(웃음)

뷰티 화보 촬영은 다른 촬영과 많이 다르죠? 스타일을 바꿀 일이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참 즐거워요. 무대 스타일링과 다른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할 수도 있고요. 아까 모니터로 오늘 촬영한 사진을 살짝 봤는데, 이번 촬영의 결과물도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웃음)

요즘 바쁘게 지내는 걸로 알고 있어요. 싱글 앨범 활동 기간은 끝났지만 올 하반기 활동 계획이 많아 쉴 틈이 없어요.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기도 전에 다음 프로젝트 준비가 시작되고. 그래도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하는 건 어땠어요? 직접 만나서 작업하지는 못했어요. 서로 시간을 조율해 여러 번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완성했죠. 이미 세계적으로 대단한 스타인데도 소탈하게 의견 나누는 모습을 보고 참 시원시원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블랙핑크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전 세계 여성 아티스트 중 1위를 차지했다는 뉴스를 봤어요. 기분이 어때요?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주목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일단 기분이 좋아요.(웃음) 뿌듯하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사명감도 들고요. 아무래도 즐겁고 감사한 마음이 가장 커요.

구독자 수는 영향력을 의미해요. 개인적으로 팬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요? 저를 보고 누군가가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노력 끝에 해내는 모습을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 ‘나도 나만의 뭔가를 찾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하길 바라요. 막연하게 저를 따라 하라는 말은 아니에요. 사람마다 매력이 다 다르고, 그냥 따라 하는 건 의미가 없으니까요. 제 모습을 보며 자기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으면 좋겠어요.

지수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인가요, 아니면 노력하는 사람인가요? 음… ‘타고난 노력가’라고 답해도 될까요?

좋은데요. 저는 뭐든지 열심히 노력하는 편인데, 노력하는 과정이 크게 힘들진 않아요. 그래서 타고난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저는 매사에 두려움이 없는 편이에요.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도, 타인의 의견을 듣는 것도 두렵지 않아요. 꼭 귀가 얇다는 뜻은 아니고, 칭찬이든 비판이든 귀담아듣는 편이에요.

타인의 말을 왜곡하는 일 없이 들을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에요. 맞아요. 저는 제 스타일, 제 방식을 잃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도 열린 편이에요. 쑥스럽지만 제 그런 점이 좋아요.(웃음)

그럼, 누군가 ‘지수답다’라고 말하면 그건 어떤 의미일까요? 긍정적이다? 음… ‘긍정적이다’보다 ‘거침없다’는 표현이 저다운 모습인 것 같아요. 저는 뭔가를 결정할 때 충분히 고민하고 신중하게 판단하지만, 일단 결정을 내린 후에는 뒤를 돌아보지 않아요.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않고 후회하지도 않는 편이에요. 그때그때 최선을 다한다고 할까요? 결정을 내렸으면 후회할 시간에 그 결정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거침없이 노력하려고 해요.

최근에 즐겁거나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매일매일?(웃음) 요즘 넷이서 완전체로 활동하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투어를 다닐 때는 늘 넷이 붙어 있었는데 최근엔 각자 바빴거든요. 해외 투어 때를 떠올려보면 당시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무척 그리워요. 지난 일은 다 행복한 추억으로 남으니까요. 요즘은 넷이 활동하면서 같이 놀고, 먹고, 이야기도 많이 해서 참 즐거워요.

쉬는 날 챙겨 보는 시리즈물이 있어요? 요즘 리사랑 같이 밥을 먹을 때가 많은데, 리사는 밥 먹을 때 항상 드라마를 보거든요. 그래서 리사가 보는 드라마를 저도 같이 보게 되더라고요. 최근에는 <도깨비>를 정주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사이코지만 괜찮아>도 리사가 아주 재미있게 보길래 같이 보고 있어요. 근데 웃긴 건 저는 드라마 스토리보다 드라마를 보는 리사를 보는 게 더 즐겁다는 거예요. 리사가 드라마를 보면서 리액션 하는 모습이 킬링 포인트죠. 정말 귀엽거든요.

디올 뷰티의 모델로 활동한 지 이제 반년이 넘었어요. 활동하는 동안 개인적으로도 변화가 있었나요? 아무래도 뷰티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인스타그램으로 디올 계정을 살펴보기도 하고, 신제품이 나오면 눈여겨보기도 하고요. 그리고 모델이 된 후 디올 제품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어떤 컬러를 보면 ‘이 컬러는 어떤 무대에 잘 어울리겠다’, ‘이 컬러는 언젠가 꼭 발라야겠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하잖아요.

디올은 좀 특별하잖아요. 디올 뷰티 모델로 활동하는 시간은 지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맞아요. 디올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일단 멋지잖아요. 그리고 제가 아주 좋아하는 배우가 나탈리 포트만이거든요.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와 같은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한다는 사실이 큰 영광이죠. 그리고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디올 뷰티의 얼굴이라는 사실이 제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오늘 촬영한 룩 중 어떤 스타일이 가장 맘에 들어요? 레드 립을 바른 룩이요! 메이크업이랑 헤어스타일이랑 모두 완벽했어요. 그리고 레드가 디올의 시그니처잖아요. 사실 레드 립이 어울리기가 쉽지는 않는데, 디올의 #999 블룸 컬러가 저랑 매우 잘 맞거든요. 과해 보이지도 않고 시크하고 대담한 룩을 연출하는 데 제격인 것 같아요.

오늘 퇴근 후 일정은 뭐예요? 퇴근 후에 녹음하러 갈 것 같아요. 이번 스페셜 싱글 발표 후에 정규 앨범도 준비하고 있어서 요즘에는 녹음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웃음)

유명해지고 싶은 경제환

에메랄드 그린 셔츠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 핑크 재킷 코스(COS), 데님 팬츠 고샤 루부친스키(Gosha Rubchinskiy), 타이와 타이핀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페이즐리 문양 셔츠 프레드 페리(Fred Perry), 재킷 르메르(Lemaire), 빈티지 타이 구찌(Gucci).

일단 자기소개부터 하자. 경제환은 어떤 음악을 하는 뮤지션인가? 듣기에 어렵지 않은 음악. 사운드도 그렇지만 가사도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화법을 구사한다. 장르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어쿠스틱한 음악을 선호한다.

경제환이라는 이름은 본명인가? 왠지 음악과 잘 어울린다. 전에 잠깐 ‘먹’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별명이 ‘귀먹’이었는데, 애들이 짧게 ‘먹’이라고 불렀다. 별 뜻은 없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게임을 할 때도, 잠깐 웹툰을 그릴 때도 아이디를 먹이라 써서 음악도 같은 이름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하다 보니 그 이름이 어쩐지 갇혀 있는 느낌이더라. 그래서 본명으로 바꿨다.

웹툰 작가에서 뮤지션으로 진로를 바꾼 계기가 있나? 정확히 말하면 웹툰을 그리며 작가를 꿈꿨었다. 학창 시절에 본격적으로 미술을 배우고 싶어서 학원에 갔는데 수강료가 생각보다 많이 비쌌다. 그래서 진로를 바꾸기로 했다. 고민하던 차에 집에 있는 피아노로 코드 몇 개를 치면서 곡을 만들어봤는데, 막상 해보니 참 재미있더라. 만든 곡도 꽤 괜찮은 것 같고. 그래서 음악으로 진로를 바꿨다.

독학으로 음악을 만든 건가? 잠깐 학원에서 레슨을 받긴 했는데 그건 입시용이었다. 작곡, 작사, 편곡, 보컬 모두 혼자 익혔다. 사운드클라우드에 음악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한 지 5년이 넘었다.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느끼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다.

언제부터 그렇게 생각했나? 처음부터. 다른 사람 의견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스스로 내가 만든 곡이 기존 곡보다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답답했다. ‘왜 좋은 노래를 안 듣지?’ 싶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들어보면 그 정도 실력이 아니었다. 괜한 자만심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제대로 들을 만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 건 2년이 채 안 됐고, 그 전엔 아무것도 아니었다.

유튜브와 SNS에서 ‘지질미 있는 음악’, ‘을의 노래’로 주목받고 있다. 지질 감성. 을의 감성. 솔직하다. 이런 반응이 많다.

어떤 댓글이 가장 마음에 드나? 핑크색 사람 일러스트를 커버로 한 앨범이 있는데 그거 보고 ‘분홍 소시지 같다, 미니 타노스 같다’고 한 말. 음악 얘기도 좋긴 한데 이 말이 더 기억에 남는다. 워낙 웃긴 걸 좋아해서.

또 난 너의 어장 속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어/ 결관 이미 나와 있지만 작은 희망을 걸어(‘을’), 니가 웃던 표정이 가짜가 아니길 바래/ 내게 표한 관심이 어장이 아니길 바래(‘너에게 나는 아무것도 아닐 것 같아’) 이런 을의 심경을 대변하는 가사는 어떻게 탄생한 건가? 고등학교 때 십센치의 ‘스토커’를 듣고 엄청 공감했다. 가사가 당시에 내가 가장 쓰고 싶던 주제를 다루기도 했고. 그런데 솔직히 저 가사들처럼 과하게 지질하지는 않았는데, 음악을 만들 때는 감정의 밑바닥까지 드러내게 되더라. 듣는 사람이 더 와닿는다고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얘기를 확장한 부분도 있고.

음악을 만들면서 가사의 비중을 크게 두는 편인가? 가사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멜로디나 비트 위주로 만든 곡도 좋게 들릴 순 있다. 그런데 이런 곡들도 가사까지 좋으면 두 배로 좋지 않나. 반대로 멜로디가 별로라도 가사가 좋으면 다시 듣게 되고. 그래서 무조건 가사가 1순위다. 가사를 쓸 때 지키는 원칙이 있는데 되도록 쉽게 들리도록 구어체로 쓰고, 문법도 다 지키려고 한다. 어려운 표현은 지양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는 뭔가? ‘걱정에서 어른까지’라는 곡에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다 보내면 돼/ 굳이 붙잡을 필요 없이 고민도 이제 그만/ 내 방향은 또 생각관 달라질 텐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노래 써야 할지 고민이 많을 때 쓴 곡이다. 그때 고민만 하다 보니 오히려 더 혼란스럽더라. 그럴 때 고민을 살짝 덜고 가볍게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나. 스스로 환기해보려고 쓴 가사인데, 다 만들고 나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

일기도 쓰나? 일기를 가사에 쓴다. 전에는 SNS에 짧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거 밤에 올리면 다음 날 후회하지 않나. 그래서 지금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사에만 푼다.

음악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곧 정규 음반이 나온다. 준비하면서 느낀 건데, 지금 상황에 맞지 않는 걸 하면 듣는 사람에게 재미있지도 와닿지도 않는다는 것. 억지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쓴 적도 있는데 결국 재고로 남았다. 지금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음악으로 풀어내는 게 중요하다.

요즘 어떤 생각을 하나? 멀리 떠나고 싶다. 여행 가고 싶다. 도피하려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빨리 성공하고 싶어서 5~6년 동안 거의 쉼 없이 작업만 했다. 그 때문인지 요즘은 여유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빨리 성공하고 싶다’라는 말에서 성공은 어떤 의미인가? 그냥 유명해지는 것. 특히 전에는 스스로 음악을 잘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듣고, 내 이름도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줄곧 했다. 사실 고등학교 다닐 때 유명해질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일부러 허튼짓 안 하려고 하고 조심한 적도 있다. 혼자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혹시라도 유명세를 겪을까 봐? 혹시가 아니라 반드시. 괜한 일로 나중에 발목 잡히면 안 되니까.(웃음)

첫 정규 음반에서는 어떤 음악을 들을 수 있나? 이야기도 장르도 전보다 풍부하고 다양하다. 사랑 노래를 써도 전처럼 지질한 얘기보다는 좀 더 성숙한 생각을 풀어냈다. 전에는 모든 작업을 혼자 했는데, 정규 음반에서 처음으로 프로듀서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과 같이 했다. 혼자라서 해보지 못했던 것을 이번 음반을 준비하며 다 시도해봤다. 그 덕분에 완성도 높고, 개인적인 만족도도 높은 음반이 나왔다.

언제 어디서 들으면 좋은 음악들인가? 전에는 짝사랑을 하거나 연인에게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받은 사람, 아니면 혼자만의 고민에 빠진 사람들이 방에서 혼자 들으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음반은 다르다. 여행 브이로그에 배경음악으로 깔릴 만한 곡이 많다. 그래서 여행하거나 여행 가고 싶을 때 들어보라고 추천한다.

이번에는 진짜 유명해질까? 아마도. 그런데 그게 당장 음반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할 거란 식의 자신감은 아니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더라도 꾸준히 오래 들을 만한 음악이라는 점에 가지는 확신이다.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결과물이고, 주변 반응도 좋기 때문에 자신 있다. 유명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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