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y to strike

장의수 옐로 니트 스웨터, 베이지 팬츠 모두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최연청 플라워 패턴 드레스 블리다(Vleeda), 화이트 재킷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장의수 베이지 수트 코스(COS), 화이트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연청 베이지 셔츠, 스커트 모두 제이더블유 앤더슨 바이 육스(JW Anderson by YOOX).

장의수 화이트 셔츠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버건디 팬츠 하이더 아커만 바이 무이(Haider Ackermann by MUE), 어깨에 걸친 핑크 니트 스웨터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연청 멀티컬러 니트 스웨터 바네사 브루노(Vanessa Bruno), 샤 스커트 쟈니 헤잇 재즈(Johnny Hates Jazz).

웹 드라마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재탄생한 작품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의 이야기는 명확하다. 동성 간 사랑을 그리고 있지만, 일부러 그 말만은 하지 않으려 애쓰거나 에둘러 표현하지 않는다. 주인공 국(장의수)과 태주(한기찬)는 자신의 감정에 확신을 가지는 순간, 사랑한다고 말한 다. 국을 짝사랑하는 해미(최연청) 역시 마찬가지다. 편견의 여지가 없는 당연하고 명확한 사랑의 고백, 이제 더 많은 이들이 누려야 할 사랑의 자유다.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가 국내 최초의 BL(‘Boys Love’의 준말)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소재에 부담은 없었나? 장의수 부담을 가지거나 불편하다고 느낀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배우로서 어떤 장르든 안해본 것을 시도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퀴어물도, 학원물도 해본 적이 없어서 부담보다는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맡은 역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했나? 장의수 국은 나이는 열여덟인데, 말이나 행동이 어른스럽고 진중하다. 생각이 많아서 말을 쉽게 내뱉지도 않는다.그래서 극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늦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이런 국의 생각이나 태도를 말이 아닌 눈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했다. 작품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거의 ‘눈으로 말해요’ 수준이다. 감독님도 눈빛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셔서 눈으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최연청 해미는 국과 태주 사이에 낀 유일한 여자인데다 국을 짝사랑하는 인물이다. 감정 표현에 망설임이 없고 굉장히 솔직하다. 매력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국과 태주 사이에 갑자기 나타난 인물이라 미움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세 사람이 잘 어울려 보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국과 해미라는 인물을 가장 잘 설명하는 대사를 떠올려본다면? 최연청 “나 번호 좀.” 국에게 한눈에 반한 해미가 처음으로 꺼낸 말이다. 해미의 솔직한 성격을 잘 드러내는 말인 것 같다. 참고로 해미는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오로지 국에게 직진한다. 장의수 가장 강국다운 말이라고 하면, “맞아. 꼬붕이었던 것 같아”다. 태주 부모님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받는 대신 태주를 지키는 보디가드가 되어 하는 국이 자신의 위치를 되짚어보며 하는 말이다. 국은 늘 태주에 대한 마음을 감추고 선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마지막에는 참았던 마음을 터뜨리지만.

대사의 톤이나 말투가 만화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최연청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부분이 있긴하다. 실제로 해미는 원작만화가 있는 일본드라마 <고쿠센> 시리즈의 캐릭터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웹 드라마로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고,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직후엔 톱10 콘텐츠에 이름을 올렸다. 최연청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농담 삼아 우리 넷플릭스 가자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말하면서도 꿈을 너무 크게 가지는 건 아닌가 싶었다.  진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장의수 확신한  건 아닌데,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묘하게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촬영 중반부터 태주역을 맡은 기찬이한테 계속 이런 얘기를 했다. 심지어 엄마한테도 처음으로 이번에 진짜 잘될 것 같으니까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도 했다. 근거는 없지만 왠지 모를 믿음이 있었다.

인기의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최연청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 하는 BL물이라 보는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주인공으로 나오는 두 사람이 잘생겼으니까.(웃음)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장의수 부끄럽지 않은 작품. 처음으로 긴장감을 내려놓고 즐긴 작품.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해 준 작품. 그리고 앞으로 내가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작품. 최연청 중국에서 활동하다 돌아와 찍은 첫 작품이다. 내게는 한국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줬다.

두 사람 모두 또래보다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어떤 시간을 거쳐 배우에 이르게 된 건가? 최연청 국악고를 나와서 대학에서도 가야금 연주를 전공했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국악을 하길 바라셨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 오디션을 보러 다녔는데 쉽지 않았다. 솔직히 어릴 땐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해서 배우보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그런데 막상 오디션장에 가보니 지원자 모두 예쁜데다 연기도 잘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전에는 ‘예쁘니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아무런 준비도 안했는데,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제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준비하다 제안이 들어와 수년간 중국에서 활동했고,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국내에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장의수 모델 활동을 꽤 활발하게 했었다. 그러다 군대에 갔는데, 돌아오니까 같이 일했던 모델 친구들이 다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도 연기로 영역을 옮기게 됐다. 배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건 3년 전부터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하려니 연기가 안 됐다. 어려웠다. 연기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 건 정말 많이 혼났을 때다. 크게 혼나고 데어보면서 배우는 지점들이 생겼다.

연기하면서 어떤 점이 그렇게 어려웠나? 장의수 주변을 많이 의식했다. 연기하고 있는데 한쪽에서 피식 웃기만해도 나 때문에 웃나 싶었다. 내 연기를 못 믿었고, 누군가에게 잘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연기한 때가 있었다. 지금도 잘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시기는 지난 것 같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다는 사실 때문에 조급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나? 장의수 빨리 시작했으면 물론 좋았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늦더라도 천천히 단계를 밟아 나가고 싶다. 최연청 어릴 때 많은 기회가 한꺼번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걸 감당해내지 못했다. 오히려 이런 저런 경험을 쌓으며 나름 밀도를 높여 놓은 지금이 더 좋다.

연기하면서 이전의 경험이 도움이 될 때가 있나? 최연청 그동안 많은 걸 해봤다. 아이돌 연습생 생활도 해보고, 극단 조연출도 맡아보고, 대기업에서 일한 적도 있다. 별 걸 다 해봤는데, 사실 이 일들을 하고 싶어서 했다기보다 연기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과 작품을 기다리는 동안 지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했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해서 좋은 건, 이제 내게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안다는거다.

짧지 않은 시간 속에서 내공을 쌓은 후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작품을 만났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장의수 맞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조심해야 할 시기다. 솔직히 무섭기도 하다. 예상보다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이건 잠깐일 수 있으니까. 내 작품을 봐준 사람들에게도, 스스로에게도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나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최연청 지금이 다음을 위한 디딤판이 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걸 딛고 가면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고, 잘 딛지 못하면 그대로 정체될 테니. 다행히 어릴 때와 달리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점인지 인지하고 있고, 그래서 잘 딛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럴 때 뭘 해야 할까? 최연청 당연한 말이지만 준비를 해야 한다. 연기는 물론이고,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놓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장의수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는 것. 현장에서 경험하는 것만큼 좋은 연기 수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작은 역할이라도 현장에 있으면 보고 배우는 게 많다. 그래서 계속 현장에 있고 싶다. 연락주세요.(웃음)

JUST LIKE YOU

퍼프소매 블라우스, 티어드 드레스, 메탈 로고 이어링 모두 펜디(Fendi).

울 미니드레스, 로코코 부츠, 로고 장식 체인 스트랩과 ‘나노 바게트’ 백 모두 펜디(Fendi).
시어링 디테일 데님 재킷과 데님 미디스커트, 로고 펜던트 네크리스, 비시 패턴 플랫폼 샌들,‘펜디로마쇼퍼’백 모두 펜디(Fendi).
시어링재킷,안에입은니트톱, 메탈 로고 이어링, ‘피카부 ISeeU’ 백 모두 펜디(Fendi).
비시 패턴 캐시미어 재킷, 실크 블라우스, 미디스커트, 부츠, 멀티컬러 ‘피코 바게트’ 백 모두 펜디(Fe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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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계

셔츠와 원피스 모두 프라다(Prada).
재킷과 티셔츠, 팬츠, 스니커즈 모두 디올 맨(Dior Man).
셔츠 레이 바이 매치스패션(Raey by MATCHESFASHION), 팬츠 르메르 바이 매치스 패션(Lemaire by MATCHESFASHION), 브레이슬릿 일레란느(illelan), 네크리스 마니에피에디 (Mani e Piedi).
원피스 발렌티노(Valentino).

고경표 재킷과 팬츠,톱, 부츠, 링 모두 지방시(Givenchy). 서현 드레스 레하(Leha), 슈즈 지안비토로시(Gianvito Rossi).
고경표 니트 스웨터 마르니 바이 분더샵(Marni by BoonTheShop),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서현 원피스 발렌티노(Valentino).

오랜만에 미니시리즈로 돌아왔어요. JTBC 드라마 <사생활>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궁금해요. 고경표 제대 후 첫 드라마예요.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캐릭터보다는 서포트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사생활>은 주현이(서현)가 연기하는 ‘주은’이라는 캐릭터를 따라가요. 여성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가는 이야기여서 더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고.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 컸죠. 제가 맡은 ‘정환’ 이란 인물은 대기업 팀장이에요. 회사에서 나쁜 일을 도맡아  리하죠. 사회에 드러나지 않는, 거대기업 이면의 조금 악한 팀을 이끌어요. 서현 1부 대본을 보자마자 욕심이 났어요. 등장하는 인물이 모두 매력적이고 스토리가 대단히 스펙터클했거든요. 주은이라는 인물은 부모님이 사기꾼이어서 자연스레 생활형 사기꾼으로 자라요. 그리고 굉장히 주체적인 삶을 살아요. 지금까지 제가 연기한 인물들이 슬픔과 고난의 시간이 많았다면 이번에 맡은 인물은 현실적이면서 자신의 욕심이 이끄는대로 살아가죠.  그렇게 살기 위해 늘 올바른 방법만을 선택하지도 않아요. 함께하는 배우들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고경표 맞아요.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성향도 비슷하고 착한 사람들이 모였어요. 착한 사람들이 만드는 착하지만은 않은 이야기예요.

첫 촬영 때 유독 긴장되었을 것 같아요. 고경표 군대에 있는동안 그 전에 배우로서 당연히 접하던 모든 환경을 접할 수 없었어요. 이번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내가 과연 연기를 했던 사람인가 싶을 만큼 경직되고 어려웠죠. 카메라 테스트가 있던 날에는 현장의 모든 것이 어색했어요. 호수공원에서 첫 촬영을 하던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해요. 다행히 주현이가 극을 끌어가야 하는 인물을맡아서 부담이 클텐데도 제가 긴장 하지 않게끔 많이도와줬어요. 함께하는 선배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있어 잘 적응할 수 있었죠.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차분해요. 무엇보다 주현이가 현장에 임하는 태도가 참멋져요.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디테일이나 캐릭터의 성격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고 하나하나 의심하며 고민하죠. 배우로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맡은 인물의 감정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타당성을 찾기 위해 주현이와 함께 고민을 많이하죠. 주현이는 제 얘기도 잘 들어줘요. 그래서 주현이가 현장에 있을 때와 없을 때 제 기분이 엄청달라요. 대본상 아직 다른 배우들과는 겹치는 장면이 많지 않아 더 그런거겠죠. 서현 <사생활>에 들어가기 전에 단막극을 했기 때문에 몸을 좀 풀어놓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새 드라마를 시작할 때면 매번 모든 게 새로워요. 그때마다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요. 저 역시 상대 배우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현장에서 고맙다는 생각도 늘 해요. 제가 집중할 수 있도록 항상 배려해주거든요.

드라마에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요. 많은 선배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에너지를 얻을 것 같아요. 고경표 선배들의 자세를 보면 저 자신을 돌아보게 돼요. 저희를 후배로 대하지 않고 동료로 대하는 모습이 참 멋지게 다가와요. 오랜만에 드라마로 돌아온(김)효진 선배는현장에서 늘 열심히하고, (김)영민 선배는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요. 저와 나이가 많이 차이 나는데도 그 사실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후배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세요. 그리고 (이)상근 선배는 그야말로 짱이에요.(웃음) 아직 첫 회도 방영하지 않았지만 촬영을 모두 마치고나면 눈물날 것 같아요. 몸에 익은 루틴을 그만두는 날이기도하고, 다시 올 수 없는 좋은 시간들을 보냈을테니까요. 제 인생에서 좋은 사람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즐거운 현장으로 기억에 많이 남을거예요. 서현 효진 선배, 영민 선배, 그리고 제 아버지를 연기하시는 상근 선배 모두 참 좋은 분이에요. 후배를 아끼는 마음도 느껴지고, 서로 인정하고 배려해 주시거든요. 어떻게 이런 조합으로 만날 수 있는지 신기할 만큼 좋아요. 이렇게 좋은 선배들과 함께 으쌰으쌰하며 힘든 장면을 끝낼 때마다 성취감도 들고요.

이번 드라마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면요? 고경표 전체적인 감정의 톤을 정할 때 그동안 하지 않은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감정을 조금 내려놓고 연기하면서 감정이 과잉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비주얼 면에서도 신중하게 다가가는 중이에요. 다이어트도 하면서.(웃음) 서 있는 자세나 작은 행동 하나까지 의식하고 하는 편이에요. 제대하고 제가 출연한 최근 작품을 다시 보니 제 한계가 보이더라고요. 그 한계를 깨고 싶어요. 서현 드라마 속 인물은 글로 만들어지긴 하지만 배우가 가진 베이스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캐릭터의 시작이 저이기 때문에 저한테서 주은이가 가진 모습을 많이 끌어내려고 애썼어요. 집에서 혼자 막 욕도 하면서요. 평소에도 저와 많이 다른 주은이의 성격과 태도를 많이 보이려고 했죠.

그런 준비 끝에 완성하고 싶은 인물은 어떤 모습일까요? 고경표 거대한 일의 뒤처리를 맡고 있지만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사람에 대한 연민이 있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어요. 가정사 때문에 어두운 일을 하게 됐지만 마음만은 그렇지 않은. 그래서 인물의 감정이 과잉되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서현 주은이는 겉보기에 굉장히 화려해요. 자칫 화려하기만 하고 빈껍데기 같은 인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왜 겉모습을 이렇게까지 화려하게 꾸미는지 그 심리를 설득력 있게 그리고 싶어요.

오늘 화보 컨셉트와 달리 드라마는 로맨스 코미디나 멜로가 아니에요. 말하자면 우리가 모르는 세계, 그리고 있을 법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죠.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도 있을 것 같아요. 고경표 주인공이 살아가는 세상이너무 무서웠어요. 캐릭터마다 각자 사연이 있고, 사건을 품고 있는 가운데 무서운 인물도 등장하죠. 그런 인물과 사건들이 실제로 있을 법한 게 더 무서웠어요. 실제로 마주한다면 굉장히 두렵고 큰 사건이죠. 서현 제가 만약 극중 인물이 처한 상황에 직면하면 어떨지 고민하게 돼요. 처음에는 이 캐릭터는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했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저 자신을 이입하게 돼요. 드라마 내용이 재미있어서 무조건 하고 싶었는데, 매회 대본을 볼수록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자꾸 질문하게 돼요.

<사생활>은 결국 막강한 권력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지금껏 무언가를 이겨내며 살아왔다고 생각하나요? 고경표 매순간 뭔가를 이겨 내며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배우도 결국 직업의 하나지만, 배우가 속한 세상은 일반적인 세상과 다른 모습이에요. 대중에 드러낸다는 점에서 무게감을 느낄 때도 있고, 그 무게감을 버티고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어요. 서현 촬영현장에서 카메라 앞에서는건 배우 뿐이에요. 수많은 분이 작품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 배우가 맡은 역할을 잘해내야 그분들의 노력이 비로소 빛을 발하죠. 그래서 책임감이 크게 다가와요. 중압감이 들기도 하고. 배우는 이성과 감성을 적절하게 잘 써야하는 일인 것 같아요. 매순간 배워가는 중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로 일하는 것이 즐거운가요? 서현 즐겁죠. 하지만 모든 일이 즐거울 수만은 없으니까요. 힘든 걸 이겨낼 만큼의 즐거움이 있기에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고경표 네. 즐거워요. 그런데 연기를 공부하다 그만둔 친구들이 연기를 다시 시작 할지 말지 고민하면 하지말라고 해요. 배우로 살아가려면 감당해야 할 게 많은데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라는 사람의 성향은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기도해요. 저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이 호감이면 너무 좋죠. 그런데 그 시선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일이 생기면 힘들고 속상해요. 자연인 고경표로 누려야할 것들이 직업 때문에 제약을 받으면 아쉬울 때도 있고. 그래서 언젠가 배우라는 일을 그만두더라도 고경표로서 삶을 채워가야겠다고 늘 생각해요. 물론 좋은 점도 무척 많은 직업이에요. 질타를 받으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게 돼요. 배우는 텍스트를 보고 이해하고 표현해야 하는 일인데,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접하다 보면 포용력과 이해심이 넓어지거든요.

연기를 시작하고 자신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뭔가요? 고경표 전 엄청변했어요. 앞으로도 변할 것 같아요. 저 자신이 변하고 있는 게 느껴져요. 전 원래 굉장히 주관적이고 독단적이었어요. 지난 날을 돌아보며 반성할 때도 있는데, 그러다 보면 저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하게 돼요. 이렇게 변하고 있는 제 모습이 좋아요. 제가 포용하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의 폭도 점점 넓어졌어요. 과거에 편견을 가지고 상대방을 바라볼 때가 있었는데 그러면 뭔가 해소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저 자신이 아프더라고요.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어요. 서현 연기는 결국 저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어서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 가고 있어요. 제가 가진 게 많아야 나올 수 있는 연기도 많으니, 세상에 대해서도 공부를 많이 해야하고. 작품 속 캐릭터가 좋다는 마음만으로 연기해서는 안되겠다 싶어요. 할 때마다 부족한 점도 깨달아가고. 연기를 잘하는 것이 뭔지 정해진 답도 없고, 대중의 평가를 즉각적으로 받는 직업이어서 저 자신을 지키는 힘도 필요하죠. 예전에는 룰을 정해놓고 거기에 저를 맞췄다면 지금은 저자신을 좀 더 깊이 바라보려고 해요. 연기를 시작하고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 있어요.

유연하게 변화하는 와중에 변치 않고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서현 최후의 승자는 선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그래야 힘든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어요. 고경표 주현이는 아주 강한 사람이에요. 선하게 살려는 마음을 가지는 게 가장 어렵거든요. 선이 악보다 행하기 힘든 일이에요. 선한 믿음을 실천하고 인생을 그런 선택으로 가득 채운 사람들은 참 멋있어요. 제가 그렇게 하지 못했기때문에 자꾸 더 선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좋은 사람이 되고싶고, 타인에게 고마운 존재로 남고싶어요. 서현 현장에서 충분히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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