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SACE

VIVA! VERSACE

지아니니 베르사체가 암살된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 지 딱 20년이 지난 이번 시즌, 도나텔라는 아카이브를 찬찬히 돌아봤다. 컬렉션 전반에 걸쳐 선보인 룩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 피날레에 깜짝 등장한 1990년대 슈퍼모델의 면면에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헬레나 크리스텐센, 카를라 브루니, 신디 크로퍼드, 나오미 캠벨, 클라우디아 시퍼를 한자리에서 보다니!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AMAZING PERFORMANCE

1960년대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영혼의 줄리에타>의 주인공이자 감독의 뮤즈였던 줄리에타 마시나를 오마주한 안토니오 마라스의 무대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듯 감동적이었다. 환상적인 공중그네 쇼로 시작된 컬렉션엔 연극배우들이 등장했고 노부부, 동성 커플 등 ‘온전한 사랑’을 테마로 한 피날레는 가슴이 저릿할 만큼 쇼킹했다. 이 밖에도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으로 유명한 광장에서 쇼를 펼친 후 신제품 향수 ‘아모’ 론칭 파티를 연 살바토레 페라가모, 지지 하디드를 거대한 꽃다발로 만든 모스키노도 눈여겨보길.

 

 

MAXIMALISM vs MINIMALISM

맥시멀리즘과 미니멀리즘. 지극히 상반되는 이 두 흐름이 에디터가 꼽은 베스트 쇼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우선, 루시 & 루크 마이어 부부 디자이너의 질샌더 데뷔 컬렉션은 1990년대를 주름잡던 미니멀리즘에 페미닌한 면모를 더하며 한 단계 진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오프닝을 연 순백의 셔츠 드레스를 보라. 한편 팝아트와 카툰을 귀엽게 응용한 프라다, 1980년대 아이콘 엘튼 존을 로맨틱한 시선으로 오마주한 구찌는 각기 다른 관점에서 맥시멀리즘의 진수를 보여줬다.

 

 

KOREAN MODELS

코리안 모델의 저력이 실감 나는 시즌이었다. 정호연, 배윤영, 정소현, 최소라, 박희정 등 쟁쟁한 한국 모델들이 주요 쇼에 대부분 모습을 드러낸 것. 보테가 베네타 쇼의 오프닝을 정호연이, 스포트막스 쇼의 오프닝을 정소현이 장식했다는 사실이 특히 고무적이다.

 

 

ON THE HEAD

밀라노 런웨이를 수놓은 거대한 플레어 햇과 로맨틱한 헤드스카프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