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F/W 시즌 패션위크 쇼에서 가장 인상 깊은 메이크업을 꼽으라면 에디터는 망설임 없이 “버버리!”라 외칠 것이다. 버버리 쇼 백스테이지에서 버버리의 메이크업 아티스틱 컨설턴트 웬디 로웨가 선보인 로지 핑크 메이크업 말이다. 글로 파운데이션을 얇게 발라 피부를 촉촉하게 만든 뒤 눈 언저리와 뺨에 핑크 스틱을 대충 문지르는 것으로 메이크업은 끝났다. 여자 모델들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고, 깊이 눌러쓴 베이스볼 캡 밑으로 보이는 소년들의 분홍빛 얼굴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그날 이후 에디터는 겨우내 블러셔 테크닉을 맹연습 중이다. 르메르와 델포조, 알투자라, 밀라 숀, 파코라반,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역시 이번 시즌 화이트에 가까운 페일 핑크 혹은 차분한 로지 핑크로 얼굴 곳곳을 은근하게 물들이는 데 몰두했다. 아무리 연하게 바른들 핑크는 부담스럽다고? 나스의 스틱 파운데이션으로 잡티만 가린 다음 라벤더 핑크 립밤을 발라 핑크를 청초하게 소화한 에뎀 쇼의 모델들에게서 힌트를 얻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