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마린 세레.

마린 세레의 2018 S/S 시즌 컬렉션을 소개해주기 바란다. 2018 S/S 시즌을 위한 ‘Cornerstones’ 컬렉션은 2017 F/W 시즌 선보인 내 첫 컬렉션인 ‘Radical Call for Love’의 속편이다. 지난 시즌과 다른 것은 워크웨어로 선보인 수트와 다채로운 컬러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스포츠웨어와 쿠튀르 룩을 조합한 마린 세레의 유니크한 디자인은 이번 컬렉션에서도 물론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풍성한 드레스에 초록색의 탄력 있는 저지나 코튼 원단을 쓰는 식이다. 모든 요소가 브랜드의 초석을 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컬렉션을 ‘Cornerstones(초석)’라고 이름 붙였다.

지난해 ‘Radical Call for Love’ 컬렉션으로 LVMH 프라이스 1등을 수상했다. 예상했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LVMH 측에서 내게 연락해 참가하라고 설득하기 전까지는 대회에 도전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으니까. 갑작스럽게 참여했지만 이 대회에서 수상한 일은 내 커리어에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

스포츠웨어와 아랍의 요소가 결합된 컬렉션이 인상적이다. 19세기 아랍 드레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볼륨이 내게 커다란 영감을 줬다. 이를 처음 접했을 때 스트리트 스타일과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 고풍스러운 중동과 현대적인 서구 문화의 대비를 보여주는 디자인은 마린 세레라는 브랜드가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매치스패션닷컴과 손잡고 한국에 진출했다. 이 협업은 ‘마린 세레’에게도 특별할 것 같다. 매치스패션닷컴을 통해 막 한국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됐다. 아시아의 패션 문화는 프랑스보다 더 대담하고 초현대적인 것 같다. 내가 추구하는 디자인에 큰 도움을 준다. 사실 내 남자친구가 한국 영화의 열성 팬이라서 <올드보이> <복수는 나의 것> <추격자> <설국열차> 등 다양한 작품을 함께 봤다. 그래서 한국이 친숙하게 느껴진다. 이번 협업으로 한국을 방문해 영감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2018년에 새롭게 계획하는 특별한 프로젝트가 있는지 궁금하다. 2018년은 내게 특별한 한 해가 될 것이다. 2월 말에 파리 패션위크에서 처음으로 컬렉션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또 새롭게 오픈하는 웹사이트와 SNS에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소개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랜드가 점차 성장해나가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