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영화감독 세바스찬 렐리오는 중년의 쓸쓸함과 고독, 사랑을 그린 영화 <글로리아>로 시네아스트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신작 <판타스틱 우먼>은 낮에는 웨이트리스, 밤에는 클럽 가수로 살아가는 트랜스젠더 마리나(다니엘라 베가)의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연인 올란도(프란시스코 리예스)가 죽으면서 평온하던 마리나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연인을 잃은 상실감만으로도 견디기 힘든 마리나는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성범죄범으로 몰리고 올란도의 전처와 아들을 비롯한 타인들은 그를 기만하고 오해하며 혐오한다. 이를 보다 못한 마리나는 올란도와 자신이 사랑했던 증거를 찾기 위해 편견에 갇힌 세상에 맞서 싸우기로 한다. 연인과 나눈 행복했던 시간을 기억하며 마땅히 가져야 하는 추모의 시간조차 허락받지 못했던 마리나는 투쟁 끝에 비로소 사랑하는 사람을 추억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남들과 똑같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일 뿐인데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괴물 취급을 받는 마리나가 세상을 향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여전히 견고한 편견의 벽에 조금씩 금이 가게 한다. 실제로 트랜스젠더인 다니엘라 베가의 신인답지 않은 풍부한 연기력이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

 

🎥 2017 | 칠레 | 드라마 | 104분
감독 세바스찬 렐리오
출연 다니엘라 베가
일시 2월 24일(토) 오전 11시 40분
장소 CGV청담씨네시티 서브팩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