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버튼 장식 블랙 드레스 유돈 초이(Eudon Choi), 골드 이어링 빈티지 헐리우드(Vintage Hollywood).

최희서의 선택

영화 <박열>에서 ‘박열’은 ‘가네코 후미코’를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녀에 대해 진술하는 것은 그녀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하지 않겠다. 그녀에 관한 일체의 진술은 그녀의 주체적 판단에 맡긴다.’ 최희서가 연기한 가네코 후미코는 주인공의 연인, 비극적인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대로 운명을 결정하고 살아가는, 지난해 한국 영화에서 몇 되지 않는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였다. “요즘 가장 많이 받은 시나리오가 호러 장르다. ‘호러퀸’이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되어 극을 이끌어가는 장르는 호러 외에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씩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여성 주인공의 액션이 돋보이는 <악녀>부터 문소리 선배님이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여배우는 오늘도> 그리고 내가 연기한 가네코 후미코가 등장한 <박열> 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가네코 후미코는 여성 배우로서 만나기 힘든 캐릭터인 듯하다. 할리우드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나와 비슷한 또래인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비카리우스(Vikarious)’라는 이름의 제작사를 설립했는데 주로 여성 영화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최희서는 곧 촬영에 들어가는 드라마 <미스트리스>에서 자신의 삶에 수동적이던 한 여성이 점차 변화해가는 과정을 연기한다. 4명의 여자 주인공들의 삶과 우정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인데 무엇보다 네 여자의 연대에 끌렸다고. 지난 한 해 많은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이후 첫 행보이기도 하다. “신인상을 받은 배우로만 사람들에게 기억되면 슬플 것 같다. 상은 사실 결과적으로 얻은 것이며 일종의 선물이다. 그보다는 이러이러한 작품을 해온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언젠가 시간이 아주 많이 흘렀을 때 내가 선택하고 밟아온 길이 후배들에게 가치 있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플라워 시스루 드레스 바네사브루노 아떼(Vanessa Bruno Athe), 트렌치코트 쟈니 헤잇 재즈(Johnny Hates 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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