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VE OF TOMMY

전 세계를 누비며 새로운 컬렉션을 소개하는 타미 힐피거가 이번 시즌 택한 건 밀라노행. 시즌 컨셉트인 ‘드라이브’를 뒷받침하고자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과 손잡고 컬렉션을 완성했다. 쇼장은 컬렉션에 등장하는 옷을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숍을 비롯해 ‘F1 시뮬레이터, 피트 스톱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 등으로 꾸며져 있어 실제로 F1 경기장에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레이싱에서 영감을 얻은 룩을 차려입은 모델들이 우승자처럼 흥겹게 레이싱 트랙을 활보했고, 축제 분위기에서 쇼가 마무리되었다. 다음엔 타미 힐피거가 또 어느 도시로 향할지 기대되지 않는가!

 

 

THE GENIUS

밀라노 컬렉션의 첫날을 화려하게 장식한 몽클레르. 여덟 팀의 ‘몽클레르 지니어스’와 함께 완성한 ‘몽클레르 지니어스 빌딩’으로 프레스들을 초대했다. 무슨 소리냐고?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1952, 사이먼 로샤, 크레이그 그린, 누아 케이 니노미야,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팜 엔젤스 그리고 몽클레르 그레노블이 선보이는 여덟 가지 몽클레르 컬렉션을 각자의 공간에서 컨셉트에 맞춰 소개한 것. 몽클레르 지니어스 빌딩은 각 디자이너의 창의력과 이를 즐기는 프레스들의 관심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매월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이번 컬렉션을 판매할 예정이라니 기대해도 좋을 듯.

 

 

GUCCI’S CYBORG

거대한 수술대가 놓인 초록색 방에서 구찌의 쇼가 시작되자 특유의 맥시멀한 디테일의 옷이 쏟아져 나왔고, ‘전과 다를 바 없군’이라는 생각에 빠질 때쯤 눈을 의심할 만한 장면이 펼쳐졌다. 눈이 3개이거나 뿔이 달린 모델과 뱀과 용, 자신을 복제한 머리를 든 모델이 등장했으니! 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바로 ‘사이보그’. 다양한 정체성이 혼재하는 한편 조화를 이루고 변신을 거듭하는, 마치 사이보그 같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렬하게 설파하고자 특수효과업체 마키나리움(Makinarium)과 협업해 6개월 동안 이처럼 기묘한 소품을 제작했다는 후문.

 

 

SPECIAL GUEST

돌체 앤 가바나와 토즈의 컬렉션에 특별한 모델이 등장했다. 한 시간 가까이 쇼가 지연돼 여기저기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던 돌체 앤 가바나. 하지만 영롱한 종소리와 함께 쇼가 시작되자 야유는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미니 백을 매단 드론이 일사불란하게 런웨이를 활보했으니 그럴밖에. 토즈 쇼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의 강아지가 모델들의 품에 안겨 나와 객석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개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다채로운 강아지 모티프 참을 선보이고, 강아지를 모델로 내세웠다는 것이 브랜드의 설명. 하지만 가죽을 주로 다루는 브랜드에서 강아지를 모델로 선택했으니 비난을 피하긴 어려웠다.

 

 

MORE THAN VENEU

폰다지오네 프라다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저명한 건축가 렘 콜하스가 디자인한 6층 규모의 건물 ‘Torre’. 아직 오픈 전인 이곳에서 프라다의 새 시즌 쇼가 펼쳐졌다. 건물 앞쪽 공터에는 거대한 이모지 모양의 네온사인이 자리했는데, 야경을 주제로 한 이번 컬렉션의 룩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한편 각종 재활용품으로 꾸민 마르니 쇼장 역시 흥미로웠다. 신문지, 양탄자, 스티로폼, 폐의류로 만든 의자라니! 리사이클링한 듯 여러 옷을 해체한 후 다시 이어 붙이고, 갖가지 프린트와 상반된 컬러를 조합한 룩에서 비상한 아이디어가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