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기분>

10년 넘게 차를 만들어온 사루비아 다방의 김인 대표가 차를 마시는 시간과 차의 종류와 다기 그리고 차를 둘러싼 이런저런 단상에 대해 적은 글. 외로워서, 심심해서, 편치 않을 때 혹은 비우기 위해 마시는 차가 주는 다정한 위안을 느끼다 보면 자극으로 가득한 하루의 어느 순간 온기가 실린 차 한 모금 마시고 싶어질 터. 이를테면 이런 순간들. “차는 편할 때 마시면 그런대로 좋지만, 편치 않을 때야말로 차를 마셔야 하는 적기라로 차를 마셔야 하는 적기라 할 만하다. 서럽고 분하고 눈물이 멈추질 않고, 일은 꼬이고 엉켜서 퇴로가 보이지 않을 때’. 이런 순간에 물을 끓이고 마실 차와 쓸 찻잔을 고르고 조심히 차를 따라 마시면 버겁게만 느껴지던 시간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 빈틈이 생긴다. 그리고 김인 대표는 오후 4시에 차를 마시라고 권한다. 그 시간에 마시는 차에는 ‘호락호락 시간에 쫓겨 살지 않겠다는 문명인의 세련된 입장 표명’이 담겼기 때문이라고. 김인 지음 | 웨일북 펴냄

 

 

<무엇이든 쓰게 된다>

당장 떠오르는 엉뚱한 상상,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지 못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남겨두는 식으로 기록하는 것은 많은 이들이 시도해보고 싶어 하는 일이다. 소설가 김중혁은 무엇이든 쓰고 싶은 사람들이 글 쓰기를 선뜻 실행할 수 있도록 ‘창작의 비밀’을 알려준다.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창작의 도구들’에서는 화이트보드부터 손톱이 길면 좀처럼 글을 못 쓸 것 같으니 필요한 손톱깎이, 방 구석구석에 널브러져 있는 몰스킨 노트 등이 소개된다. 2부는 ‘창작의 시작’. 창작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3부에서는 작가의 모든 글쓰기 노하우가 담긴 ‘실전 글쓰기’, 4부 ‘실전 그림 그리기’에서는 문장을 정리하지 말고 펜으로 마음껏 어지르라 한다. 그리고 마지막 5부 ‘대화 완전정복’에서는 세상 모든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제 풀이가 담겨 있다. 책을 다 읽었다면 용기 내 도전할 일만 남는다. 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오늘도, 라곰 라이프>

‘라곰’은 스웨덴의 소박하고 균형 잡힌 생활을 일컫는 말로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딱 적당한 만큼만’이라는 의미다. 이 말에는 북유럽 사람들의 절제, 균형, 단란함 등의 키워드와 세상을 위한 것이 결국 우리 몸에도 좋다는 뜻이 담겨 있다. 환경이 전혀 다른 나라에서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우리의 몸에 완전히 맞지는 않겠지만, 누구라도 해보면 좋을 만한 작은 시도가 의외의 행복한 기분을 선물할지도. 이를테면 집 안에 식물을 들이거나 베란다에서 샐러드용 채소를 키우는 일처럼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골에서 환경 파괴 없이 지속 가능하며 건강에도 좋은 라이프스타일을 꿈꾸지만 그런 삶을 살기 위해 꼭 농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대신 식물과 천연 소재를 활용해 집을 꾸미면서 꿈을 이루면 됩니다.” 엘리자베스 칼손 지음 | 휴 펴냄

 

 

<서른의 식사법>

채식 요리를 사랑하는 요리사이자 도시농부인 박민정이 허기를 채우는 한 끼가 아닌 내 몸을 위해 챙기는 건강한 한 끼 식사와 먹을거리에 관해 들려준다. 봄에는 나물을 캐고 여름이면 과일을 먹고 가을이 되면 채소를 볶고 겨울에는 된장과 깍두기를 먹고 산다는 그녀가 알려주는 서른의 식사법에는 계절이 담겨 있다. 봄바람에 아직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는 4월에는 따뜻한 수프와 봄이 담긴 나물을 가까이해야 한다. “비타민이 가득한 봄나물은 잃어버린 미각을 찾아주고 대지에 넘치는 생명력을 선물한다. 다진 마늘을 넣고 된장 또는 고추장으로 무친 뒤 참기름만 더해도 맛있다.” 나물 요리가 무침만 있는 건 아니다. 발사믹 식초와 물, 다진 사과를 냄비에 넣고 약한 불로 조려 병에 담아 식힌 후 잘게 다진 달래와 올리브유를 넣어 하루 동안 보관했다가 샐러드 소스로 활용하면 봄기운이 가득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박민정 지음 | 시루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