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1 병모양을 알면 와인이 보인다

라벨을 읽는 게 익숙하지 않다면 병 모양만으로도 와인을 고를 수 있어요.
프랑스 보르도 스타일과 부르고뉴 스타일, 두 가지만 알아도 와인 고르기가 한결 쉽답니다.
보르도의 와인 병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있고 부르고뉴의 와인 병은 어깨가 축 쳐져 있어요.
보르도 와인은 병입 전에 침전물을 제거하지 않아 병에 각을 만들어 침전물이 걸러지게 한 것이고
부르고뉴 와인은 병입 전에 침전물을 제거하기에 병에 각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보통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강건하고 뻣뻣한 맛을 지닌 맛의 와인은 보르도 스타일 병을,
부드럽고 연한 맛의 피노 누아 와인은 부르고뉴 스타일의 병을 지닌답니다.

Tip2 섞거나 섞지 않거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는 그 종류가 매우 많답니다.
어떤 품종은 한 가지만으로 와인을 만들어도 맛이 괜찮고 어떤 품종은 다른 포도들과 섞어야 제 색깔을 드러내지요.
그리하여 여러 품종을 섞은 블렌디드 와인과 한 가지 품종으로만 만든 품종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종류의 와인을 이야기하는데 다시 프랑스의 보르도와 부르고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블렌디드 와인을 만드는 데 도가 튼 곳이 보르도요, 단일 품종 와인으로만 승부하는 곳이 부르고뉴이기 때문이지요.
블렌디드 와인과 단일 품종와인을 구분하는 법은 라벨을 찬찬히 훑어보면 됩니다.

Tip3 몇 년도에 태어났나요?

와인을 만들 때, 포도가 잘 익어서 풍년이면 그 해의 와인은 일반적으로 맛이 더 좋지요.
그래서 풍년이었던 해의 와인은 특별 취급을 받고 시간이 갈수록 가격도 좀 더 비싸진답니다.
그런 와인을 따지기 위해 포도가 수확된 해, 빈티지를 병에 표시하지요.
잘 숙성된 좋은 빈티지의 와인을 몇 년 뒤에 마시면 숙성이 되어 아주 맛있어지거든요.
하지만 빈티지만으로 꼭 와인의 품질이 좌우 되진 않아요.
질이 좋지 않은 포도라도 뛰어난 양조자가 성의 있게 만들면 얼마든지 좋은 와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빈티지를 표시할 수 있는 와인은 그 해에 수확한 포도만으로 만든 와인이에요.
병에 연도가 표기되어 있지 않다면 서로 다른 시기에 생산한 포도를 섞어 만든 것이지요.

Tip4 와인 맛을 만드는 4원소

같은 맛의 와인을 찾기란 하늘의 달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죠.
그만큼 와인의 맛은 무진장 다양하답니다.
그리고 그런 맛을 만드는 것은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포도를 가지고 만드느냐에 따라 좌우되는데, 이것이 바로 와인의 4원소에요.
4원소 중에서도 와인에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포도의 품종이에요.
그 다음은 포도가 자란 땅. 이 두 가지가 같으면 와인의 성격이 매우 비슷해지지요.
즉, 같은 형제는 못 되더라도 사촌쯤은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날씨에 따라 질이 한 번 더 결정되고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좋은 와인이 될 수도 그렇지 못한 와인이 될 수도 있어요.

Tip5 스크루 캡이라고 싸구려 와인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천연 코르크를 쓰지 않은 와인은 싸구려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해랍니다.
코르크보다 훨씬 단단히 막아주는 스크루 캡을 써도 와인은 병 속에서 숙성되니까요.
어찌 보면 스크루 캡처럼 효자 노릇 톡톡히 하는 마개도 없어요.
집에서 와인을 마실 땐 와인 오프너가 없어도 돌려 따서 따르고 다시 닫아 냉장고에 넣어놓고 한 잔씩 마시기 그만이지요.
하지만, 고가의 특급 와인에 스크루 캡을 쓰는 건 무리에요.
코르크만큼 충분히 통풍이 되지 않아서 점차 숙성되는 특급 와인의 매력을 맘껏 발휘되지 못하거든요.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이나 보통의 레드 와인이라면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야 스크루 캡이 훨씬 반갑답니다.

포근한 봄날에 어울리는 와인 세 가지

와파토 릿지 빈야드 피노 누아

피노누아를 만들기에 참 좋은 환경을 자랑하는 미국 오레곤 윌라멧 밸리에서 소량 생산한 와인.
붉은 과일향과 탄탄한 맛이 시간이 갈수록 화려해진다. 꼭 흐드러지게 핀 홍매화처럼.

도멘 샤를 오두앙 막사네 로제

예쁜 다홍빛의 로제와인은 과일 향이 풍부하면서도 야무진 맛을 선사한다.
프랑스 막사네에 위치한 이 와이너리의 특징은 토양의 느낌을 그대로 와인에 반영하고자 하는 게 철학이다.

도멘 러브 리슬링 무슐칼크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상콤달콤한 화이트 와인.
자연을 존경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나믹 인증까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