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서핑에 나서기 전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카페와 서핑 숍이 함께 있는 ‘카페 무자(Cafe Mouja)’. 벽에는 스펙터클한 파도를 만끽하는 서퍼들을 담은 사진이 여러 장 걸려 있었고, 소파에는 다채로운 색깔의 모로코 쿠션이 깔려 있었다. 우리는 메스쿠타(Meskouta, 오렌지 케이크)를 주문하면서 오늘은 도심 탐험을 할 예정이라고 웨이터에게 말을 건넸다. 그런데 우리 말을 듣더니 그가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 아닌가. 타가주트에서 ‘도심’이라고 불릴 만한 곳은 좁은 골목길 몇 개로 이어진 원형 광장이 전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 탐험은 신선한 빵을 파는 가게, 멋진 카펫을 구경할 수 있는 상점, 서프보드 등을 구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숍들이 있어 무척이나 즐거웠다.

점심은 호텔 주인이 추천한 ‘로베르주(L’Auberge)’에서 먹기로 했다. 타가주트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로베르주의 테라스에 앉아 해변을 걸어가는 낙타와 해변에 정박한 고기잡이 배 안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바닷가에서는 한 가족이 음악을 연주하며 노래하고 춤을 추고 있었다. 현재 서핑과 관광이 타가주트 마을의 주요 수입원이지만 어업 또한 여전히 활발하다. 점심으로 모로코식 딥 소스 플레이트와 샐러드, 닭고기 타진 요리를 주문했다. 모로코 특유의 향신료가 가득한 음식은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식사가 끝난 후 두 번째 서핑 도전을 도와줄 사이드가 기다리는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타가주트 옆 작은 마을인 이무란(Imourane) 해변으로 차를 몰았다. 이 해변의 유일한 레스토랑은 코카콜라가 그려진 벽면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실내에는 흰색 플라스틱 의자 몇 개가 놓여 있었다. 사이드가 말했다. “드디어 처음으로 두 분 모두 서프보드 위에서 긴장을 푸네요. 긴장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햇살이 비추고 여러분은 바다에 누워 있고 휴가 중이잖아요. 바로 이 기분을 보드 위에 올라섰을 때도 유지하면 돼요. 긴장을 풀고, 파도가 자신을 어디로 이끄는지 지켜보면서 발아래에 있는 판과 놀아봐요.” 사이드의 격려 덕분인지 움직이는 파도 위에 보드를 올려놓고 마침내 몸을 세울 수 있었다.

오늘의 도전에 성공한 것을 자축하며 저녁을 먹으러 아무아주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은 쿠스쿠스, 메르게즈 소시지, 천천히 조리한 양고기 타진 등 다양한 메뉴로 구성된 모로코식 뷔페였다. 사람들은 긴 탁자가 아닌 풀밭 위 핸드메이드 카펫이나 쿠션 달린 둥근 의자에 앉아 식사를 즐겼다. 타가주트가 이제 집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