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살이 된 데스몬드 네폴리스(Desmond Napoles)는 ‘드래그 키드’다.
드래그는 굳이 번역하자면 ‘여장(보통 여자가 입는 옷을 남자가 입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데스몬드는 단순 여자 옷을 입는 행위만 하지 않는다.
5살때부터 발레를 배운 그는 요즘 오리지널 뉴욕 ‘보깅’하우스인 울트라 옴니(Ultra Omni)에서 보깅을 배우고 있다.
퍼포먼스, 연설, 광고 영상, 매거진 촬영 등 대외활동이 많은 그는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LGBTQ+ 인플루언서다.

그가 처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2015년, 뉴욕 프라이드 마치(Pride March: 프라이드 먼스 중 있는 행진) 때였다.
무지개색 발레리나 드레스를 입고 거리 행진에 참가했던 데스몬드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받았다.
그의 존재는 SNS상에서 빠르게 알려졌다. 그때 데스몬드의 어머니가 페이스북 팬페이지 ‘Desmond is amazing’을 오픈했다.
많은 사람들이 페이지를 구독했고 저 이름이 좋아서 지금까지도 무대이름으로 쓰고 있다(인스타그램도, 홈페이지도 같은 이름이다).

드랙키드(그는 드랙퀸보다는 드랙키드로 불리는 걸 선호한다)라면 화려하게 반짝이는 의상만을 상상하겠지만
데스몬드의 무대의상, 평소 옷차림은 꽤나 패셔너블하다.
단순하게 화려하지 않고, 매우 동시대적이다.

그는 많은 곳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앤디워홀, 키스 헤링과 같은 아티스트는 물론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 꼼 데 가르송, 비비안 웨스트우드, 존 갈리아도, 띠에리 뮈글러를 좋아한다.
왠지 디자이너들의 시그니처가 데스몬드의 룩 곳곳에 숨어있는 것 같기도 하다.

모든 사람들이 데스몬드를 응원하지 않는다.
그를, 또는 그의 부모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셀 수 없이 많다.
그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면 알겠지만, 그는 꽤 똑똑한 대응을 한다.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올라오는 부정적인 코멘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이야기한다. 이는 그의 부모님 참관 하에 이뤄진다.
앞으로 다양한 ‘피드백’을 위한 유튜브 채널을 따로 운영할 예정이기도 하다(긍정적인 건 물론 부정적인 피드백까지 모두 수용하겠다고 한다).

그의 부모님에 의하면 데스몬드는 어렸을 때부터 여자 옷을 좋아했고, 꾸미고 노는 걸 즐겼다고 한다.
할로윈엔 겨울왕국 엘사 드레스를 입었고, 옷이 없을 땐 침대 시트로 드레스를 만들어 입었다고 한다.
데스몬드의 부모님은 “그에게 아무것도 권유하지 않았고, 드레스를 입고 집 밖에 나가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 남들이 데스몬드를 이상하게 보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데스몬드를 ‘여자 아이 답게’ 또는 ‘남자 아이 답게’키우려고 하지 않았다.
데스몬드는 그저 데스몬드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꼭 드래깅을 즐기는 데스몬드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데스몬드가 어느 행사장에 가서, 어떤 인터뷰를 할 때도 늘 반복하는 말이 있다.

“BE YOURSELF, ALWAYS”

필히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