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라이트 자외선 피부관리

 

어릴 때부터 자외선이 피부 노화의 주범이며,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르는 것이 피부 노화 예방의 지름길이라는 말을 수 없이 들어왔다. 여기서 말하는 자외선은 내리쬐는 햇볕, 즉 태양광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 또 다른 빛의 공격을 받고 있다. 바로 전자 기기가 뿜어내는 청색광, 블루 라이트다. 우리는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와 스마트폰, 텔레비전 등의 전자 기기를 마주하며, 하루 24시간 중 많게는 15시간 이상 블루 라이트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블루 라이트란 전자 기기에서 나오는 3백80~5백 나노미터 사이의 파장으로 장시간 쐬면 피부 속 멜라닌 세포 생성을 촉진해 색소침착을 유발하고, 피부 세포를 손상시켜 피부 장벽을 약화시키는 주범이다. 블루 라이트 중에서도 가장 높은 파장의 빛을 발산하는 스마트폰은 특히 얼굴에 대고 사용하는데, 이때 다른 곳보다 피부가 얇고 연약한 눈가가 극심한 피로를 느끼게 된다. 눈가의 혈액순환이 더뎌지면서 눈가가 수시로 붓고 탄력이 떨어져 쭈글쭈글한 주름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블루 라이트는 자외선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자외선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며, 피부 속 활성산소 생성을 촉진해 피부암이나 색소침착, 탄력 저하, 노 화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블루 라이트는 상피세포를 손상시켜 세포 기능 장애, 세포 노화, 종양을 야기한다고 해요. 두 가지를 단순하게 비교하면, 자외선에 비해 블루 라이트가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블루 라이트가 자외선보다 피부 침투력이 훨씬 뛰어나고 세포 DNA를 손상시킨다는 점에서 절대 간과할 수 없죠. 활성산소를 400% 가까이 증가시키고 피부 생존력을 44%나 떨어뜨리니까요.” W클리닉 조애경 원장의 설명이다. 블루 라이트는 가시광선 중에서 파장이 가장 짧지만, 에너지가 강력해 노인성 황반변성, 즉 황반의 기능 저하로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원인으로 의심되고 있다.

블루 라이트의 또 다른 문제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 수면 직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더뎌진다. 숙면으로 피부가 회복하고 재생돼야 하는데, 블루 라이트로 신경이 각성 상태를 유지해 회복을 방해하므로 피부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블루 라이트 발생을 줄이는 기기나 보조 시트, 블루 라이트로 인한 피부 자극을 줄이는 뷰티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 다만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즉각 개선하거나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예방이 주된 기능으로, 피부의 색소침착과 노화, 피부 장벽 손상을 조금이나마 늦추는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블루 라이트를 피하는 방법은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것이지만, 현대인에게 스마트폰 없는 삶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차단율을 조금이나마 높여주는 자외선 차단제나 블루 라이트에 의한 자극을 빠르게 회복시켜주는 제품의 힘을 빌려 광노화 속도를 조금 늦춰보는 건 어떨까. 한 살이라도 어려 보이는 피부, 건강한 피부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