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로샤는 이번 시즌 자신의 뿌리인 홍콩을 찾았다. 그녀의 아버지인 존 로샤가 홍콩 태생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컬렉션을 준비하는 몇 달간 홍콩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낸 그녀는 그곳 시장에서 찾은 16세기 당나라 후궁의 모조 초상화에서 이번 컬렉션의 영감을 얻었다. “모조품을 흉내 내기 시작했어요.(웃음) 저는 즐겁고 장난스러워 지고 싶었어요.” 시몬 로샤는 그 결과 베일을 씌운 모자, 고풍스러운 플라워 패턴, 초상화 프린트, 초상화를 재해석한 자수로 룩을 흥미롭게 꾸몄다. 브랜드의 시그니처는 여전히 컬렉션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다. 블랙과 레드, 화이트와 뉴트럴 컬러를 주조로 한 색감, 귀여운 플라워 자수, 구슬로 만든 키치한 헤어밴드와 이어링, 깃털과 구슬로 섬세하게 꾸민 PVC와 새틴 소재 슈즈까지! 그녀의 팬이 아니라면 이런 아이코닉한 요소를 살짝 지겹게 느낄 수 있을 터. 이를 간파한 시몬 로샤는 보란 듯이 쇼의 피날레에 아주 미니멀한 디자인의 자카드 드레스를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녀가 얼마나 영민한 디자이너인지 다시금 입증하는 컬렉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