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시 굽타만큼 시퀸에 미쳐 있는 디자이너 마이클 할펀. 런던의 초신성인 그는 벌써부터 쏟아지는 언제까지 시퀸을 사용할 거냐는 질문에 “결코 멈추지 않을 거예요”라고 답했다. 재료가 같아도 요리사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그는 자신만의 레시피로 매력적인 시퀸 룩을 완성한다. 이번엔 1960년대가 마이클 할펀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60년대 여성인 외할머니 이야기(당시 여성해방을 주장한 페미니스트였다)를 들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70년대 디스코 무드의 탄생이 전 세대의 영향임을 깨닫고 경의를 표한 것. 글래머러스한 코드가 여전히 짙게 배어 있지만 A 라인 모즈 룩 원피스, 그래픽 패턴은 60년대를 주름잡은 쿠레주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했다. 60년대를 오마주한 이브닝 웨어 일색인 가운데, 시퀸으로 도배한 럭비 선수 유니폼 스타일 줄무늬 톱과 버킷 햇으로 젊은 감성을 은근히 드러냈다. 데뷔한 지 2년 차에 접어든 할펀의 다음 컬렉션은 또 어떤 반짝임으로 채워질지 기대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