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문학 고전 인생의베일 브람스를좋아하세요? 혼자가는먼집 민음사 문학과지성사

1 윌리엄 서머싯 몸
<인생의 베일>

사랑을 앞세운 위대한 고전들의 교집합을 굳이 꼽자면 사랑의 탈을 쓰고 인간 본연의 누추함과 참혹함, 동시에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준다는 데 있지 않을까. 윌리엄 서머싯 몸의 <인생의 베일>은 도피하듯 사랑 없는 결혼을 하고 불륜에 빠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랑에 배신당하고 다시 새삼 사랑에 눈뜨는 주인공 키티를 통해 사랑을 증명하려 한다. 사랑이 무지와 어리석음으로부터 한 사람을 어떻게 구하고 키워내는지 한 여인의 일생을 통해 보여준다. 민음사

 

2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서른아홉 살의 실내장식가 폴, 그녀의 오래된 연인 로제, 폴 앞에 불쑥 등장한 열네 살 연하의 해사한 청년 시몽. 한 여성과 두 남성의 욕망이 얽힌다. 소설은 그사이에 자연 발생하는 고독과 권태, 불안, 행복과 환희 등의 무수한 감정 중 어느 하나도 간과하지 않고, 실험실의 핀셋을 든 듯 감정의 겹을 하나하나 벗기며 묘사한다. 사랑의 민낯을 새삼 깨치게 하는 이야기. 민음사

 

3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서로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때 서로 어긋나거나 만나거나 안거나 뒹굴거나 그럴 때, 서로의 가슴이 이를테면 사슴처럼 저 너른 우주의 밭을 돌아 서로에게로 갈 때,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럴 때, 미워하거나 사랑하거나 그럴 때, 나는 내가 태어나서 어떤 시간을 느낄 수 있었던 것만이 고맙다.” 허수경이 잉태한 사랑의 말들을 떠올리다 이 문장이 그녀의 사랑을 적확하게 대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독히 고통스럽고 외로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마움으로 끝맺음 짓는 성숙한 사랑이 곧 그라는 것을. 문학과 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