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VE PROJECT 

안야 힌드마치는 패션을 놀이로 즐기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이번에는 모든 제품을 원색의 위빙 제품으로 구성한 새 컬렉션을 소개하는 방법으로, 제작 과정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공간을 꾸몄다. 이뿐 아니다. ‘위브 프로젝트’라는 주제를 알아챌 수 있는 힌트로 거대한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이 공간을 기어오르고 뛰어다니는 방문객들의 모습이 놀이터에서 뛰노는 어린아이를 연상시켰다. 잠시나마 바쁜 일정을 잊고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시간을 선물한 프레젠테이션이었다.

DESINGER OF DREAMS

지금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V&A)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디올 전시가 열리고 있다. 2 년 전 파리 장식 미술관에서 선보였던 전시를 바탕으로 한 이번 전시는 20세기를 풍미한 디올 하우스의 역사가 압축돼 있다.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는 전시답게 티켓을 구매하려면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지만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전시관에 들어서는 순간 쿠튀르 드레스와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통째로 옮겨온 듯 황홀한 공간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를 테니까.

POLITICAL STAGE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이번 시즌 색다른 컬렉션을 준비했다. 패션쇼의 틀을 깨고 연극 형식으로 진행한 쇼는 브렉시트와 기후변화, 패스트 패션을 비판하는 현실감 넘치는 내용을 담았고, 패션모델 대신 실제 배우들이 열연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쇼가 끝난 후 컬렉션장에 있던 모든 이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디자이너에게 경외의 눈빛과 기립 박수를 보냈다.

UNIQUE ACCESSORIES

전에 없던 독창적인 디자인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런던 패션위크. 이번 시즌엔 대다수 디자이너가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새로운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액체가 든 PVC 백을 선보인 크리스토퍼 케인, 베이스볼 캡을 마치 티아라처럼 머리 위에 얹은 J. W. 앤더슨, 영국 여왕을 주제로 거대한 헤어피스를 디자인한 푸시버튼까지.
이들은 하나같이 이제껏 본 적 없는 화려한 액세서리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러한 상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는 분명 런던이기에 가능하다.

LONDON COUTURE

리처드 퀸은 데뷔한 지 2년 만에 세계적인 디자이너 반열에 올랐고 그의 컬렉션은 런던의 인기 쇼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된 이번 시즌 컬렉션 역시 리처드 퀸의 시그니처인 프린트와 라텍스, 볼륨감 넘치는 실루엣까지 더할 나위 없이 조화로웠고, 쿠튀르 쇼를 방불케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많은 매체에서 런던 패션위크 최고의 순간으로 꼽은 영국 가수 프레야 라이딩스 라이브 공연까지 가세해 드라마틱하기 그지없는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