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떨어지는 핏의 블랙 테일러드 코트에 미키마우스의 귀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모자를 매치한 모델의 오프닝 룩을
보자마자 피식 웃음이 났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아이템에 한 끗 차이를 더해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창조해내는
조나단 앤더슨식 고품격 유머는 이번 시즌에도 계속됐다. 드라마틱한 깃털 트리밍을 더한 피코트며 찢어질 듯 약해 보이는 정교한 레이스 스커트에 매치해 특별함을 더한 가죽 체커보드 문양 코트 등이 그렇다. 예술에 일가견이 있는 조나단 앤더슨의 감각적인 큐레이팅을 통해 재탄생한 유네스코 건물 내부 곳곳에 전시된 라라 파바레토, 조 호건, 고이에 료지 등 아티스트들의 작품 역시 흥미로웠다. 디자이너가 무엇보다 힘을 실었다는 액세서리 컬렉션은 또 어떤가! 특히 악어가죽과 소가죽 버전으로 새롭게 출시한 랜턴 오페라 백과 라조 백이 로에베 하우스의 판매율을 높일 거라는 데엔 이견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