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 문화에 1990년대 스트리트 룩과 스포티 무드를 조화롭게 섞는데 집중한 클레어 웨이트 켈러. ‘겨울, 에덴동산’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쇼장 유리 천장을 통해 보이는 나무와 달빛이 어른거리는 밤 풍경은 초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환상적이었다. 룩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990년대 풍의 각진 어깨가 돋보이는 테일러드 코트, 둥글게 봉긋 솟은 어깨선과 벨트로 잘록한 허리선을 강조해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킨 팬츠 수트는 더없이 쿨했으며 알록달록한 플로럴 프린트 플리세 드레스들은 너무도 우아했으니까. 퍼퍼 볼레로, 나일론 태피터 드레스, 오버사이즈 고글 선글라스 등 곳곳에서 느껴진 스포티한 터치도 좋았다. 여기에 관능적인 빅 벌룬 소매의 오프숄더 톱이며 별빛처럼 반짝이는 크리스털 엠브로이더리 드레스까지 더해졌으니! 클레어 웨이트 켈러가 창조한 에덴동산은 더없이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