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 헴라인과 레이어드, 이번 시즌에도 사카이의 DNA에 충실한 컬렉션이 펼쳐졌다. “프로포션과 실루엣을 이리저리 변주하는데 집중했어요. 어릴 적 기억을 끄집어냈죠. 볼륨감 있는 빈티지 드레스에 랄프 로렌 키즈의 옥스퍼드 셔츠 겹쳐 입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 기억에서 영감을 받아 커다란 옷에 아주 작은 디테일을 더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죠.” 그 결과 큼직한 더블 브레스티드 헤링본 코트에 카고 셔츠를 변형한 코르셋을
겹쳐 입거나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에 작은 카키 퍼퍼 베스트를 레이어드하는 등 디자이너 특유의 재치 넘치는 스타일링이 탄생했다. 특히 피날레에 등장한 지퍼 장식 케이블 니트 스웨터, 노르딕 패턴 니트 드레스처럼 평범한
아이템에 한 끗 차이로 위트를 준 것은 오롯이 치토세 아베의 능력일 터. 비슷한 패턴의 옷이 반복되는 듯한 느낌에 살짝 지루했지만, 사카이의 오랜 팬이라면 두팔 들고 환영할 컬렉션임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