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 아블로만큼 스트리트 웨어와 스포티 룩을 힙하게 조합해내는 디자이너가 또 있을까. 단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하고 있는 오프화이트 쇼는 ‘트랙과 필드’를 테마로 나이키와 합작한 지난 시즌에 이어 디자이너의 고향 일리노이 록포드의 나스카(NASCAR) 레이스 트랙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 결과 깃발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체커보드 프린트를 주조로 한 옵티컬 패턴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전문 레이서복을 감각적으로 변주한 룩들이 등장했다. 메탈릭 트렌치코트에 베개를 연상시키는 체커보드 패턴 퍼퍼 백을 든 마리아칼라 보스코노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비대칭 헴라인의 저지 드레스, 거친 날염 프린트를 강조한 데님, 반들반들한 원색 가죽 코트가 모습을 드러냈고 체커보드 패턴 케이프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등장한 벨라 하디드가 관능적인 눈빛을 발사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오프화이트가 존재하는 이유는 고루해진 패션을 현대화시키는데 일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버질 아블로의 이유 있는 자신감이 입증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