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잘 재단된 재킷이나 수트를 입은 여성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테일러링에, 매일 입기 좋은 워크웨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증표다. 톰 브라운은 이번 시즌, 브랜드의 시그니처를 돌아봤다. 완벽한 타이밍이다. “온전히 여성을 위해 재단한 수트”를 기대하라던 그는 책상, 타자기를 세팅한 공간에 체스터 코트, 회색 수트를 입고 출근해 일하고 퇴근을 서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동안 잊고 있던, 톰 브라운의 유‘ 니폼’에 다시금 반한 순간이었다. 두 번째 장에 선보인 오트 쿠튀르급 컬렉션에서도 톰 브라운에서만 볼 수 있는 피스들이 등장했다. 중성적인 옷을 입은 여성들을 그리던 미국 화가 로메인 브룩스의 자화상이 더해진 칼럼 드레스, 부클레 코트, 삼색 그로그랭 리본을 엮어 만든 테일러 팬츠 모두 톰 브라운을 말하고 있었다. 특히 여성 컬렉션에서 지나치게 비현실적인(그 자체로도 황홀했지만) 룩을 선보였던 근간의 컬렉션보다 실용적이면서도 아틀리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이번 쇼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