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40년의 경력을 가진 디자이너의 쇼를 보러 가면 왠지 모르게 경건해진다.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며 옷을 하나하나 손보던 백스테이지의 선‘ 생님’을 직접 목격하면 더더욱! ‘재단의 장인’이라 불리는 그의 컬렉션은 가까이에서 보면 볼수록 놀라움을 자아낸다. 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듯한 디테일을 가미한 장갑이나 드레이핑 코트의 날렵한 소매 끝, 태슬 장식 코트의 어깨에 장식한 장갑, 손으로 한 땀 한 땀 완성한 듯한 스티칭은 고개를 돌려 다시 보게 되는 그만의 디테일이고 재치다. 이번 시즌엔 지저분하게 날염한 화이트 셋업과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이 그려진 케이프 등 평소 자주 볼 수 없던 재미까지 더했다. “컬렉션을 준비하며 어린 소녀가 된 기분이었다. 아주 즐겁게 작업했다”고 말한 요지 야마모토. 행복한 얼굴로 뛰어나와 오랜 시간 감사를 표하던 그를 보니 덩달아 행복해지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