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플로럴 프린트부터 로맨틱한 러플과 프릴 디테일까지 필로소피 디 로렌조 세라피니를 상징하는 아이코닉한 소재는 새 시즌 그의 런웨이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것들을 대신해 등장한 건 마이크로 사이즈의 원숄더 드레스와 볼드한 레더 재킷, 거대한 퍼 코트와 발등을 덮는 길이의 드레스처럼 1980 년대의 글램 무드를 대표하는 룩이다. 로렌조 세라피니는 1980년대와 글램이 패션계에서 결코 실패할 리 없는 안전한 테마임을 다시금 증명했다. 개별적인 룩은 상업성이 짙어 브랜드가 가진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비해 다소 엉성한 인상을 주었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으로는 특별히 어색하거나 낯선 부분 없이 그럴싸하게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사한 꽃으로 점철된 우아한 쇼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아쉬움을 안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