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사랑스러운 소녀의 분위기를 담뿍 담은 옷 정도로 보이지만, 사실 시몬 로샤는 의미심장한 패션 철학과 명확한 컨셉트를 가지고 컬렉션을 준비한다. 이번 시즌 쇼피스들은 현대미술의 거장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에서 힌트를 얻었다. 소용돌이 문양, 거미줄 모양을 더한 풍성한 벌룬 실루엣 드레스는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루이즈 부르주아를 입력하면 상단에 등장하는 유명한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놀라운 건 추상적이고 일견 기괴한 작품을 소재로 하면서도 로맨틱한 정서를 잃지 않고 소녀 같은 느낌이 드는 점이다. 게다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기용해 시몬 로샤의 로맨틱한 룩이 나이, 인종, 사이즈를 초월해 누구에게나 잘 어울린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 브랜드의 명확한 컨셉트에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을 조화롭게 녹여내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이 달콤한 쇼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