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컬렉션을 준비할 때 집을 재건축 중이었던 레지나 표는 자신이 만드는 옷의 구조에도 덩달아 신경 쓰게 된 듯하다. 쇼 내내 등장한 뒷굽이 동그란 슈즈, 도형 모양의 가방에서 디자이너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났다. 멀티컬러 프린트와 체크 패턴 룩으로 시작한 쇼는 전반적으로 레트로 무드가 강렬하게 느껴졌다. 특히 붉은 입술에 가죽 재킷과 펜슬 스커트를 입은 모델들은 1940년대를 풍미한 파라 포셋, 로렌 바콜 같은 관능적인 여배우를 떠올리게 했다. 트렌디한 스타일링 또한 압권이었는데, 광택이 도는 패브릭과 매트한 레더 소재 두 벌의 트렌치코트를 겹쳐 입거나, 원색 스키니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는 등 레이어링 테크닉을 극대화한 룩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레지나 표답게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