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랭은 2004년 자신의 레이블을 떠났지만, 1990년대 패션을 제대로 즐긴 이라면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솔직히 에디터의 머릿속엔 셰‘ 인 올리버와 헬무트 랭의 조합은 그저 동시대 힙스터를 위한 행보가 아니었을까?’라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롭게 브랜드를 맡은 마크 토머스와 토머스 코선 쪽이 훨씬 자연스럽고 당연해 보였다. 왜냐하면 토머스가 모던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브랜드 지방시, 조셉, 닐 바렛을 거친 데다 코선은 라프 시몬스와 함께 캘빈 클라인 진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주인공이기 때문. 이를 증명하듯 컬렉션에 등장한 토머스의 솜씨인 듯한 날카로운 테일러링의 룩 그리고 코선의 손에서 탄생한 것이 분명한 미사여구가 필요 없는 데님 피스들은 브랜드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헬무트 랭 신드롬을 다시금 일으키기엔 재현만으로는 부족하다. 헬무트 랭을 기억하는 이들, 그리고 동시대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음 시즌엔 디자이너 듀오만의 특별한 무엇이 더해진 컬렉션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