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이슬람교 중심지, 코르도바에 위치한 메스키다 회교 사원에 있는 것을 옮겨다 놓은 듯한 거대한 아치가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런웨이를 따라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며 매우 이국적인 이브닝 웨어의 탄생을 직감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먼저 체크 재킷과 코트에 루스한 팬츠, 우아한 드레스를 매치한 룩으로 시작은 모던했다. 하지만 중반부터는 타일이 연상되는 프린트, 실 끝을 마무리하지 않고 프린지처럼 늘어뜨린 니트웨어, 화려한 자카드 소재, 에스닉한 플라워 패턴으로 이국적인 정취를 드러냈는데, 그중 카펫을 두른 듯한 랩 드레스가 유독 눈길을 사로잡았다. 후반부는 역시 드라마틱한 드레스 차지. 가슴 라인을 사원의 지붕처럼 디자인한 튜브톱 드레스, 아라베스크 문양의 작은 조각을 모자이크처럼 하나씩 이어 붙인 튈 드레스는 생경하고도 아름다웠으니! 쿠튀르급 드레스는 물론 젊은 감성을 더해 브랜드의 정신을 잇고자 하는 디자이너 듀오의 노력과 신선한 발상이 컬렉션 곳곳에서 유감없이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