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신 미국인 작가이자 건축가, 수집가인
버나드 루도프스키(Bernard Rudofsky)의 책
<의복은 현대적인가?(Are Clothes Modern)>를 읽은
디올의 수장,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의문에 빠졌다.

의복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에 대해 고심하던 그녀는
의복이 우리의 첫 번째 집(주거)이라 판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편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잘 만들어져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워야 한다고.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디올 2019-2020 가을/겨울 오뜨 쿠튀르 컬렉션엔
컬러풀한 옷이 등장하지 않는다.
건축, 실루엣, 패턴에 힘을 주기 위해
색을 포기했다.

편한 것,  여성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옷의 구조에 집중했다.

이는 오프닝 룩만 봐도 100% 이해할 수 있다.

버나드 루도프스키의 책 이름만 적힌
티셔츠 드레스는, 
페플로스(peplos)
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 여성들이 착용했던
튜닉에서 영감을 받았다.
페플로스는 정해진 구조나, 디자인 없이
의상을 착용한 이의 신체 라인에 따라
실루엣이 완성되는 게 특징이다.


쇼 중반부에 벨벳 소재의 페플로스가 등장하기도 한다.

신발도 편한 것을 고집했다.
<의복은 현대적인가?>에
버나드 루도프스키가 제안했던
플랫 레이스 샌들에서 영감을 받은
레이스업 샌들이 등장했다.

info@imaxtree.com

컬러도, 불편함도 포기했다고 해서
오뜨 쿠튀르 적인 디테일까지 놓은 건 아니다.






한땀 한땀 붙여 완성한 사바페어(Savoire Faire)오뜨 쿠튀르 드레스만 봐도
남다른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이번 시즌에도,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최고의 방법과 소재를 동원해
여성을 가장 편안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흔적을 컬렉션 전반에서 느낄 수 있었다.

컬렉션 영상 전체는 디올 유뷰트에서,
드레스를 만드는 영상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