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면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핑크색 책, 화면을 가득 채운 핑크색 호텔, 그리고 보기만 해도 달콤함이 느껴지는 멘들스의 핑크색 케이크 상자까지. 화면 가득 핑크 빛으로 채운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고 있노라면 핑크의 마법에 걸린 듯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한없이 행복한 기운이 느껴진다. 핑크는 이렇듯 보는 것만으로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전해지는 색이지만, 이번 시즌 메이크업 트렌드를 말할 땐 핑크 컬러를 보다 친근한 눈길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눈두덩, 볼, 입술 할 것 없이 얼굴을 온통 핑크로 물들인 일명 핑‘ 크 깔맞춤’ 메이크업이 떠오르고 있으니 말이다.

백스테이지 가득 펼쳐진 핑크의 향연 속에서 단연 돋보인 쇼를 꼽으라면 제니쇼다. 채도 높은 핑크를 눈두덩과 눈 밑, 관자놀이까지 넓게 바른 후, 브러시로 양볼에도 둥글리 듯 발라 얼굴을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피부를 글로시하게 표현해 생기를 살리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텍스처 변화에 따른 핑크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조르지오 아르마니 쇼를 눈여겨보자. “이번 시즌엔 ‘컬러의 형태’를 주제로 로맨틱한 무드의 핑크를 선보였어요. 같은 핑크라도 텍스처에 따라 느낌이 서로 다르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죠.”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인터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다 칸텔로의 설명이다. 부드러운 크림 제형의 핑크 섀도로 활력을 더하는가 하면, 반짝임이 돋보이는 글리터 핑크 섀도를 활용해 여름 페스티벌에 잘 어울리는 과감한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하기도 했다. 그리고 광대뼈를 따라 두 볼에 옅은 핑크를 바른 후 입술에 한층 대담한 핑크 컬러를 발라 마무리했다. 피부 톤에 구애받지 않는 은은한 핑크 메이크업을 원한다면 브랜든 맥스웰 쇼에 그 표본이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톰 페슈는 세련된 핑크와 베이지 계열의 뉴트럴 컬러를 섞어 눈두덩과 양 볼에 넓게 펴 바르고, 입술은 글로시한 핑크 컬러로 물들인 후 글래머러스한 볼륨이 돋보이는 헤어를 연출해 일상에서도 활용 가능한 우아한 핑크 메이크업을 완성했다.

핑크 컬러를 얼굴 전체에 바르기가 망설여진다면, 양 볼만 사랑스럽게 물들인 자크뮈스 쇼와 알베르타 페레티 쇼를 눈여겨보자. “건강하고 생기 넘치는 소녀들의 피부를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자크뮈스 쇼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딕 페이지의 말이다. 라임 그린 컬러와 브라운 컬러를 눈두덩에 넓게 펴 바른 다음 광대뼈를 따라 도드라진 양 볼에 넓게 핑크 컬러를 발라 얼굴에 생기가 돌게 했다. 남부 이탈리아와 캘리포니아에서 영감 받은 알베르타 페레티 쇼에서는 광대뼈와 콧대에 핑크 블러셔를 톡톡 두드리듯 발라 뜨거운 여름 태양에 살짝 그을린 듯한 소녀의 뺨을 연출했다. 핑크를 활용하는 방법은 이토록 다양하다. 얼굴 어디든 핑크빛으로 물들여보길. 이번 여름엔 단연 핑크니까!

1 VDL 엑스퍼트 컬러 치크 북 미니. #No. 101, 9.5g, 3만2천원. 2 에스쁘아 컬러 소르베. #핑크 구아바, 4g, 2만2천원. 3 네이처리퍼블릭 프로방스 에어 스킨핏 톤업 프라이머 SPF30 PA+++. #핑크, 30ml, 1만2천원. 4 식스틴브랜드 알 유 16 후르츄 에디션. #핑크 피치, 3.4g, 1만2천원. 5 릴리바이레드 무드치트킷 에스더버니 에디션. #02 핑크 스윗츠, 8g, 2만6천원. 6 시세이도 컬러젤 립밤. #113 사쿠라, 2g, 3만7천원대. 7 3CE 페이스 블러쉬. #디렉터블, 5.5g, 1만7천원. 8 메리케이 크로마퓨전 블러시. #달링 핑크, 4.8g, 1만4천원.

9 디올 루즈 블러쉬-쉬머 피니쉬. 365 뉴 월드, 6.7g, 6만원대. 10 비주얼 립캡슐 미니 샤인. #핑크 신드롬, 1.4g, 3만9천원.(#펄리 디지, 코랄 시럽 포함 3종) 11 디어달리아 블루밍 에디션 파라다이스 듀얼 팔레트 블러셔 듀오. #캔디 캐슬, 4g, 2만7천원. 12 네이처리퍼블릭 바이플라워 트리플 머랭 틴트. #04 핑크 피치, 4.5g, 1만1천원. 13 샤넬 루쥬 코코 플래쉬. #72 러쉬, 3g, 4만4천원. 14 데코르테 더 루즈. #PK853 로즈 핑크, 3.5g, 4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