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영화 영화

국제장편경쟁
누수
수잔 이라바니안 | 이란, 체코 | 2018

어느 날 갑자기 몸에서 석유가 솟아나기 시작한 중년 여성. 그녀의 몸에서 만들어진 석유는 그녀에게 힘을 주는 한편 그녀와 주변 사람들의 인생에 거대한 혼란을 만든다. “몸에서 석유가 나오는 중년 여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현대 이란 사회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담았다. 가난과 이주, 여성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위험과 곤경이라는 무거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발상으로 시종일관 인물들에게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 작품을 통해 광폭한 세계화의 이면을 마주하게 될 것.” 배주연 프로그래머

 

퀴어 레인보우
빌리와 엠마
사만다 리 | 필리핀 | 2018

1990년대 중반, 대도시에서 시골로 전학 온 빌리는 새 학교에서 엠마를 만난 후 순식간에 사랑에 빠진다. 그러다 엠마의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진다. 그 와중에도 두 소녀는 성장, 재미, 음악이 가득한 사랑과 인생의 여정을 함께 탐구한다. “퀴어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풋풋하고 설레는 하이틴 로맨스. 영화를 보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모르게 빠져들고, 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세일러문, CD 플레이어 등 1990년대 감성을 좋아한다면, 발랄하고 싱그러운 퀴어 로맨스 영화가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권은혜 프로그래머

 

여성영화 영화

새로운 물결
의자 뺏기 놀이
루치아 키알라 | 독일 | 2018

39세의 독신 무직자 앨리스. 실업 지원 부서는 그녀에게 구직 훈련을 권하지만 그녀는 직업을 갖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안다. 구직 훈련을 중단한 그녀의 실업수당이 줄어들고, 그녀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점점 더 외로워진다. “구인 시장 시스템에서 자존감을 잃지 않고 나를 지키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현실적이고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독일판 <소공녀>’다. 구인 구직, 자기 경영, 자기 계발, 재취업 교육 등이 왜 피로감을 주고 무엇이 문제인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혹은 같이 생각해 보고자 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권은선 프로그래머·프로그램 위원장

 

추모전: 바르다 BY 해머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아녜스 바르다 | 프랑스 | 1975

1962년, 노래하는 반항적인 17세 소녀 폴린과 혼자서 두 아이를 키우는 22세 수잔이 주인공인 페미니즘 뮤지컬이다. 폴린은 시골을 순회하는 가수가 되었고, 수잔은 빈곤에서 벗어나 가족계획부에서 일한다. 10년 뒤, 두 사람은 페미니스트 시위 현장에서 다시 만난다. “1970년대 프랑스 낙태죄 폐지 운동을 배경으로 두 여성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올해 낙태죄 헌법불일치 결정이 난 한국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 여성의 몸과 우정에 관한 유쾌하고 아름다운 연대기로 사랑보다 진한 ‘시스맨스’를 느낄 수 있다.” 권은혜 프로그래머

 

아시아단편경쟁
대리시험
김나경 | 한국 | 2019

탈북 2세 현주는 무국적자다. 신분이 없어 학교도 가지 못하고, 평범한 많은 것들을 할 수 없다.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팬미팅조차 신청할 수 없는 현주는 자신과 닮은 주희의 대리시험을 봐주는 조건으로 하루만 신분을 빌리기로 한다. “탈북 2세 현주를 통해 탈북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영화는 팬미팅에 갈 수 없는 현주를 통해 미디어에서 일반적으로 재현되는 탈북자들의 곤경이 아닌,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불편함을 겪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탈북자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배주연 프로그래머

 

여성영화 영화

개막작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
테오나 스트루가르 미테브스카 | 마케도니아, 벨기에, 슬로베니아, 프랑스, 크로아티아 | 2018

매년 1월, 마케도니아의 작은 마을 슈티프에서는 특별한 전통 의식이 열린다. 성직자가 나무 십자가를 강에 던지면 수백 명의 남자들이 이를 따라 물속에 뛰어드는데 십자가를 찾는 남자에게는 행운과 번영이 찾아온다는 것. 어느 날 갑자기 이 의식에 여성인 페트루냐가 참가해 십자가를 거머쥐면서 마을은 대혼란에 빠진다. “여성주의적 시각부터 작품의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2019년 여성 영화의 성과’라 평가할 만한 작품이다. 감독은 가부장제의 억압에 굴하지 않는 페트루냐처럼 뚝심 있게 극을 밀어 붙인다.” 권은선 프로그래머·프로그램 위원장

 

국제장편경쟁
레이디월드
아만다 크레이머 | 미국 | 2018

생일 파티 중인 8명의 소녀가 거대한 자연재해로 인해 집 안에 고립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그 가운데 알 수 없는 존재가 소녀들의 우정과 정체성을 시험하면서 급기야 현실 감각까지 흩트려놓는다. “무너진 집에 갇힌 8명의 소녀들이 겪는 기이한 우화.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여성만 등장하는 이 영화는 소녀성, 소녀 판타지에 대한 신화를 완전히 비틀어버리며 고립된 세계에 머무르는 소녀들의 정체성을 실험한다. 소녀성을 강조한 판타지물에 신물 난 관객이 반가워할 작품.” 배주연 프로그래머

 

여성영화 영화

한국장편경쟁
해일 앞에서
전성연 | 한국 | 2019

지지할 정당이 없다면 여성주의 정당을 만들면 되고, 집회에 성희롱이 넘쳐난다면 우리만의 광장을 만들면 된다! 그렇게 패기있게 등장한 ‘페미당당’. 외부에서 밀려오는 연대 요청이 점점 버거워지고, 페미당당 구성원 각자의 삶과 고민도 이어진다. 이 와중에 그룹 내에서는 다툼이 벌어진다.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작품으로 강남역 10번 출구와 미투 운동 이후 등장한 20대 페미니스트 집단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페미당당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 이들의 활동은 물론 구성원들의 속사정까지 담았다. 강유가람 감독의 <우리는 매일매일>도 함께 보길 권한다. <해일 앞에서>가 지금 20대 페미니스트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우리는 매일매일>은 2000년대에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이제는 30~40대가 된 영 페미니스트들의 삶을 조명하고  이들의 안부를 묻는다. 두 작품 모두 이 시대, 한국을 살아가는 페미니스트라면 함께 웃고 울며 에너지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영화.” 권은혜 프로그래머

 

여성영화 영화

쟁점들: ‘룸’의 성정치
와인스타인
우르슬라 맥팔레인 | 영국 | 2019

할리우드 영화계의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공과 몰락을 통해 그가 어떻게 권력을 획득했고 남용해왔는지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는 현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권력이 정의보다 앞서는가, 의미 있는 변화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할리우드  미투 운동의 출발점이 된 하비 와인스타인과 그의 동생 밥 와인스타인. 함께 일한 영화계 인물과 기자들의 입을 통해 그들의 만행을 세상에 알린다. 특히 카메라 앞에 선 성폭행 피해자들의 증언은 가슴 아픈 울림을 남긴다.” 배주연 프로그래머

 

새로운 물결
#여성쾌락
바바라 밀러 | 스위스, 독일 | 2018

용기 있고 주체적인 다섯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여성의 성 해방과 권리를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배척 당하고, 종교 지도자들과 광신도들에게 위협을 받기도 한다. 고난과 위험 속에 목소리를 더 높이기로 결심한 여성들의 용기와 연대가 어떻게 사회를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 “미투 운동 이후의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교과서적 다큐멘터리.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관련한 다양한 문제 제기, 그리고 성적인 자기 결정권과 표현을 위해 투쟁하는 여성들을 보며 잠재돼 있던 의지와 힘이 끓어오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페미니즘에 막 입문하는 이들에게 특별히 추천한다.” 권은선 프로그래머·프로그램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