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정화제 인공눈물

눈은 마음의 창인 동시에 다른 사람을 바라볼 때 제일 먼저 마주하는 부위다. 유리구슬처럼 밝고 투명하게 빛나는 눈은 생기 가득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한층 어려 보이는 동안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노화가 진행되면서 안구 역시 늙는다.

맑게 빛나던 안구가 탁해지는 가장 큰 원인은 노화로 인한 결막 퇴행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안구의 흰 부분을 덮고 있는 투명하고 얇은 결막의 혈관이 두꺼워지거나 발달하는 등의 불규칙한 변화로 흰자가 점차 맑은 빛을 잃고 누런빛을 띠게 되는 것. 특히 눈은 피부 보호막 없이 신체 바깥으로 나와 있는 장기이므로 자외선, 미세먼지, 바람 등 수많은 외부 자극에 끊임없이 노출돼 결막 퇴행이 점차 빨라진다. 에디터의 경우 잦은 렌즈 착용과 밤낮이 바뀐 생활 패턴, 눈을 자주 비비는 습관 등이 있는데, 이는 안구 노화를 가속화 할 뿐 아니라 안구 충혈을 부르는 좋지 않은 습관이다. 이 밖에 안구 결막에 단백질이나 지방질이 뭉쳐 좁쌀처럼 볼록하게 염증이 올라오는 검열반, 자외선으로 인해 멜라닌 색소가 흰자 위에 점처럼 생기는 결막 모반,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결막염이나 간 기능 저하로 인한 안구 황달 증상 등으로 안구가 탁하게 변하기도 한다.

어느 날 안구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던 중 친한 선배가 내게 말했다. “눈에 고인 노란 기름을 짜주면 눈이 한결 뽀얗게 변할 거야.” 눈에 기름이 있다는 사실도 당황스러운데, 눈의 기름을 짠다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실제로 선배가 면봉 두 개를 이용해 눈머리 부분에 있는 기름샘을 짰더니(살짝 꼬집는 정도의 고통이 동반된다) 면봉에 노란 기름이 묻어 나오고 금세 눈꺼풀이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 들었다. 생소하지만 우리 눈에는 ‘마이봄샘’이라 불리는 기름샘이 눈꺼풀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마이봄샘에서 분비된 기름은 눈물 증발을 막아주고 안구가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 작용을 하는데, 마이봄샘이 막혀 기름 분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눈꺼풀의 움직임이 뻑뻑하고 안구 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눈꺼풀의 기름샘을 짜주면 안구 건조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고, 안구의 염증 발생을 줄여 안구 표면을 맑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단, 오염된 기구를 사용하면 오히려 눈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마이봄샘의 기름을 짤 때는 따뜻한 수건으로 찜질한 후 소독한 기구와 깨끗하게 씻은 손으로 처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눈꺼풀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스마일 안과 이창목 원장의 조언이다. 혼자서 본인 눈꺼풀에 손을 대는 것이 두렵다면, 안과를 방문해 마이봄샘 속 굳은 피지를 녹이고 눈꺼풀에 있는 염증을 감소시키는 IPL 레이저 시술, 리피플로우 등의 시술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 기름샘을 짜는 것만으로 안구 표면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는 있지만 노랗게 탁해진 안구를 맑게 되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몇 년 전 안구를 하얗게 만들어준다는 ‘안구 미백’, 일명 국소적 결막 절제술에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수술 직후 각종 부작용과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 때문에 수술이 일절 중단되었다. 눈 미백술은 매우 위험한 수술일 뿐 아니라 안과 전문의들 역시 미용 목적만으로 정상적인 결막을 제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다못해 눈에 좁쌀처럼 올라온 검열반을 제거하는 시술조차 상처가 남거나 재발하는 등의 이유로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눈 수술은 많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 맑고 깨끗한 안구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구 혼탁과 충혈의 원인이 되는 자극을 최대한 피하고, 평소 눈꺼풀 관리와 염증 예방을 통해 눈을 건강하게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눈 색깔로 몸에서 보내는 질병의 신호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안구가 평소와 다르게 색이 짙게 변하거나 이와 같은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을 권한다.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지만 평소 관리에는 소홀했던 눈. 지금이라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안구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눈 질환으로부터 우리 눈을 건강하게 보호할 수 있다. 우선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간단한 안구 마사지부터 시작해보길.

안구 정화제 vs 인공 눈물

안구정화제 인공눈물

블레파졸Ⓡ 눈꺼풀 주변에 묻은 노폐물과 미세먼지를 닦아내는 눈꺼풀 세정제. 150ml, 1만5천원.

안구정화제 인공눈물

 

한때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 꼭 사오는 필수품 중 하나로 꼽히던 안구 정화제. 나 역시 20대 초반에 호기심으로 직접 사용해봤는데 실제로 마스카라 잔여물과 같은 검은 가루가 종종 나오곤 했다. 특히 안구를 깨끗한 물에 세안하는 듯한 개운함이 매력적이다. 안구 정화제는 안구의 겉면인 각막 세정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나 안과 전문의마다 사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예를 들어 피부 세안을 너무 자주 하면 피부 지질막이 오히려 손상되는 것처럼 안구 정화제 역시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눈물층에 존재하는 기능성 펩타이드가 손상돼 눈의 자정 능력을 손상시켜 안구 건조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게다가 세정제에 함유된 방부제가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전문의들은 눈에 심한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를 제외하고 평소에는 인공 눈물로 가볍게 세정하기를 권한다. “안과에서 직접 처방하는 무방부제 인공 눈물 혹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인공 눈물 중 충혈 및 염증 완화제, 멘톨 성분, 벤잘코늄 방부제가 함유되어 있지 않은 인공 눈물을 추천해요. 인공 눈물을 점안할 때는 우선 깨끗하게 손을 씻은 다음, 고개를 뒤로 젖히고 아래 눈꺼풀을 손으로 잡아 되도록 자극이 덜한 흰자위나 빨간 살 쪽으로 점안하는 게 좋아요. 또한 인공 눈물을 넣은 후 눈을 너무 자주 깜빡이면 유효 성분이 눈물길로 빠져나갈 수 있으니 한두 방울 넣은 후에는 30초 정도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것을 권장합니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정섭 원장의 조언이다.

CHECK LIST!

건강한 안구를 위한 생활 습관

– 야외 활동 시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한다.
–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 시 블루라이트 차단 필터를 사용한다.
– 아이 메이크업 후에는 저자극 세안제로 속눈썹 뿌리와 눈꺼풀 테두리를 꼼꼼하게 닦는다.
–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전용 세안제를 이용해 눈꺼풀에 묻은 먼지를 닦아 염증을 예방한다.
– 눈 기능을 향상시키는 영양제 오메가-3나 루테인지아잔틴을 주기적으로 섭취한다.
–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시금치, 상추 같은 녹황색 채소와 오메가-3가 풍부한 등 푸른 생선 등을 자주 섭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