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미코 이마노 × 로에베

자신의 포트레이트를 위트 있게 활용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일본인 아티스트 후미코 이마노(Fumiko Imano). 그녀의 작품을 찬찬히 보다 보면 싱긋 웃음이 새어 나올 만큼 묘한 매력이 있다. 35mm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후 가위와 풀을 사용해 직접 콜라주하는 것이 대표적. 자신의 사진을 다양한 각도로 합성해 초현실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모델,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포토그래퍼를 전부 겸하는 후미코 이마노의 쿨하디쿨한 매력에 예술에 일가견이 있는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 역시 단단히 매료된 듯 하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로에베 퍼블리케이션 작업을 함께할 정도이니 말이다. 이는 2014년부터 로에베가 세계적으로 한정 수량만 출간하는 하드 커버 북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집약한 비주얼로 정성껏 채워져 있어 소장 가치가 높다. 특히 2019 F/W 시즌 톱 모델 페이 페이순과 후미코 이마노가 함께 등장한 로에베 퍼블리케이션 컷들은 몽환적인 미감을 완벽하게 보여준다는 호평을 얻었다. 이뿐 아니다. 그녀의 엉뚱한 이미지는 키코 코스타디노브와 아식스가 합작한 컬렉션의 광고 캠페인에도 완벽하게 어울리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패션계에서 몽상가 후미코 이마노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폴 델보 × 르메르

르메르는 초현실주의 아티스트 폴 델보의 작품에서 영감 받아 건축적인 실루엣을 구현했다. 그결과, 봉긋하게 부풀린 벌룬 슬리브를 비롯해 살갗에 타이트하게 붙는 누드 컬러 보디수트와 하이웨이스트 팬츠의 조합, 마블 프린트 주름 장식 드레스가 탄생했다. 여성의 몸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폴 델보의 화풍과 크리스토프 르메르 특유의 로맨틱한 감성이 만나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빚어낸 순간이었다.

 

M&S 슈말버그 × 마크 제이콥스

매 시즌 참신한 시도로 동화적인 판타지를 구현하는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 2019 F/W 시즌엔 뉴욕에서 조화를 오브제로 재미있는 작업을 하는 M&S 슈말버그(M&S Schmalberg)와 합작해 쿠튀르 컬렉션을 방불케 할 만큼 환상적인 드레스를 선보였다. ‘타락 천사’라는 테마를 위해 M&S 슈말버그 팀은 실크 오간자 자투리 천을 정교하게 이어 붙여 초현실적일 정도로 거대한 드레스를 제작했다. 특히 5천5백여 개의 패브릭 꽃잎으로 이루어진 트라페즈 실루엣 드레스는 가히 걸작. 이전에도 마르케사, 캐롤리나 헤레라, 림 아크라 등과 함께 작업한 이력이 있으나 마크 제이콥스의 상상력이 더해진 이번 컬렉션은 단연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