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패션위크 기간에 공개된 베라 왕 컬렉션에 이목이 집중됐다. 2년의 공백기를 보내고 선보이는 컬렉션이자 30주년을 기념하는 쇼이기 때문이다. 테일러링에 초점을 맞춘 블랙 드레스들은 튈과 레이스로 만든 란제리를 모티프로 했다. 얇고 부드러운 소재로 만든 룩은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을 정도로 섬세했다. 일상에서 입는 옷이라기보다 매혹적인 작품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다만 발걸음을 떼기도 힘들 정도로 아찔하게 높은 하이힐은 아슬아슬해 보였고, 실제로 워킹하던 모델들이 몇 번이나 넘어지는 해프닝을 빚어 아쉬움을 남겼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예쁜 웨딩드레스를 선보일 거라는 예상은 보란 듯이 빗나갔다. 이제 베라 왕은 신부를 위한 드레스 이상의 작품성을 갖추게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