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를 대표하는 어글리 슈즈, ‘디스트럽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990년대에 처음 출시된 디스트럽터를 시의적절하게 재론칭하며 휠라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급부상했다. 그런 휠라가 브랜드의 본거지 밀라노에서 두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다. ‘자연의 힘’을 주제로 바람, 물, 모래 등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은 절제된 스포츠웨어를 내세웠다. 1970년대에 인기를 끈 ‘아쿠아 타임’ 라인을 재해석한 스윔웨어와 선명한 옐로 항해 재킷, 바람처럼 가벼워 보이는 아노락과 짙은 네이비 블레이저, 피날레에 등장한 이브닝드레스까지. 스포츠 브랜드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빈틈없는 구성에 놀랐다. 휠라는 지난해 펜디, 고샤 루브친스키 등과 협업을 이어나가며 브랜드 주가가 한층 뛰어올랐다. 반짝 주목받았다가 이내 사라지는 브랜드는 셀 수 없이 많다. 휠라는 그보다 훨씬 앞을 내다보고 있었다. 오래도록 사랑받을 브랜드로 다시금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