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안토니 바카렐로가 그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생 로랑의 룩이 더없이 섹시하게 느껴진다. 한밤의 반짝이는 에펠탑을 배경으로 키 크고 마른 슈퍼모델들이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며 위풍당당하게 걷는 모습은 생 로랑 쇼에서 볼 수 있는 특혜 중 하나니까. 안토니 바카렐로는 이번 시즌 역시 믹 재거, 데이비드 보위, 스티비 닉스 등 1960~70년대 로커들의 스타일을 그만의 방식으로 글래머러스하게 구현해냈다. 파워 숄더 재킷에 마이크로 미니 쇼츠를 입고 웨스턴 부츠를 신거나 낙낙한 슬리브리스 톱에 메탈릭한 스커트를 조합하는 등 컬렉션을 구성한 95벌의 룩은 ‘에로틱한 보헤미안 룩’이란 생 로랑의 DNA를 감각적으로 드러냈다. 독특하게 컷아웃한 보디 콘셔스 드레스들도 신의 한 수. 여기에 겹겹이 레이어드한 메탈 뱅글과 네크리스, 시퀸 터번, 에비에이터 선글라스 등 다채로운 액세서리까지 더해진 생 로랑 쇼가 쿨하게 느껴진 건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