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매서운 바람이 부는 영하의 날씨여도 투박한 검정 롱 패딩만은 피하고 싶은 날이 있다. 이럴 때 자연스레 손이 가는 아우터는 단연 퍼 코트. 스타일을 해치지 않으면서 패딩 코트에 버금가는 보온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퍼 코트 하면 엄마의 밍크코트를 떠올 리는 건 시대착오적인 일, 퍼 코트가 올드한 이미지에 서 벗어나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진화를 거듭하며 겨울 아우터의 강자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지속 가능한 패션이 화두로 떠오르고, 동물 복지를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대두하면서 천연 모피 대신 에코 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천연 모피 사용 중단 선언을 한 드리스 반 노튼, 겐조, 마이클 코어스 등 유명 브랜드 는 물론 SPA 브랜드에서도 우수한 품질의 에코 퍼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에코 퍼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에코 퍼는 보온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천연 모피보다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어디 이뿐인가. 천연 모피와 비교하면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까지 뛰어나니 마다할 이유가 없 지 않은가. 저마다 확고한 스타일을 가진 <마리끌레르> 패션 에디터들의 쇼핑 리스트에 오른 네 가지 퍼 아우터 역시 컬러도, 디자인도, 가격도 제각각 다르다. 한파를 이겨내게 해줄 따뜻한 아우터를 찾고 있다면 이를 참고해 신중하게 물색해보길. 잘 고른 퍼 아우 터 하나면 엄동설한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VIVID COLOR

패션 디렉터 장보미

에코퍼 퍼아우터

선명한 배색이 돋보이는 퍼 코트 1백89만원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고백하건대, 몇 시즌 전 드리스 반 노튼의 브라운 인조 퍼 코트에 반해 백화점 매장에서 무작정 구입했을 정도로 이 브랜드를 깊이 신뢰한다. 드리스 반 노튼의 2019 F/W 컬렉션을 보자마자 이 곱디고운 색감의 퍼 코트에 매료됐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코럴 핑크 컬러와 숲을 연상시키는 푸른색의 조합이라니! 게다가 인조 퍼란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보들보들한 질감까지 완벽하다. 한 치수 큰 것을 구입해 얇은 티셔츠 차 림에 블랭킷처럼 폭 감싸고 다니거나 무채색 니트 터틀넥 스웨터 위에 걸치면 더없이 쿨할 것 같다.

 

MODERN CLASSIC

패션 에디터 이지민

에코퍼 퍼아우터

브라운과 블랙의 조화가 세련된 느낌을 더하는 롱 코트 89만8천원 잉크(EENK).

평소 클래식한 디자인을 좋아한다. 컬러도 튀는 건 질색이다. 그러니 이 페이크 퍼 코트를 살 수밖에 없었다. 모 브랜드의 트위드 재킷이 떠오르는 단정한 디자인, 브라운과 블랙의 차분한 색상 조합, 천연 모피 못지않은 부드러운 촉감까지 쇼핑 욕구를 세 번 이나 자극하니 무조건 ‘소장각’ 아닌가! 두 가지 길이로 출시됐는데, 발목까지 오는 긴 코트로 골랐다. 입으면 가볍고 따뜻한 이불을 덮고 다니는 기분이다. 게다가 포멀한 룩 은 물론, 청바지 차림에도 잘 어울린다. 탈착 가능한 머플러가 함께 구성된 점도 반갑다.

 

UNIQUE PATTERN

패션 에디터 김지수

에코퍼 퍼아우터

오버사이즈 퍼 코트 80만원대 참스(Charm’s).

손쉽게 드레스업 하는 데는 그래픽 패턴 퍼 코트만 한 것이 없다. 포멀한 팬츠부터 우아한 슬립 드레스까지 어떤 차림이든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스타일링의 완성도를 높여주니까! 참스의 퍼 코트는 이러한 매력이 돋보이는 제품인데, 커다란 별무늬와 오버 사이즈 실루엣 덕분에 안에 평범한 옷을 입어도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페이크 퍼를 소재로 해 비윤리적 방식으로 생산한 패딩과 퍼 제품을 꺼리는 패션 비건들도 걱정 없이 입을 수 있는 것 역시 장점이다.

 

CASUAL HOODIE

패션 에디터 이세희

에코퍼 퍼아우터

베이지 브라운 퍼 후드 집업 점퍼 7만9천원 자라(ZARA).

퍼 아우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올드한 이미지가 싫어서 후디 점퍼 스타일을 골랐다. 자라에서 발견한 베이지 브라운 퍼 점퍼는 적당한 가격과 친환경 소재, 캐주얼한 디자인까지 에코 퍼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그야말로 ‘가성비 갑’ 제품이다. 스타일링하기 편한 베이지 계열 컬러라 손이 자주 갈 뿐 아니라 보온성 역시 뛰어나다. 찬 바람이 부는 날 보송한 모자를 푹 뒤집어쓰면 영하의 날씨도 무섭지 않을 만큼 따뜻하니, 쇼핑 후 만족도는 단연 별 5개! 곧 다른 컬러도 구매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