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재킷과 슬리브리스 톱 디올 옴므(Dior Homme).

티셔츠 벨루티(Berluti), 팬츠 르 주(Le Je).

니트 베스트 르 주(Le Je),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과 셔츠 모두 프라다(Prada).

그린 재킷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스트라이프 티셔츠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오늘 빅톤의 새 음반 <Mayday>의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 곡의 일부분이 아니라 내레이션으로 음악의 정서를 설명한 방식이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 우리가 그동안 발표한 음악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었고, 그건 노래보다 내레이션으로 담백하게 들려주는 방식이 좋을 것 같았다. 드라마처럼 앞서 한 이야기를 간결하게 정리해주고, 다음 이야기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참고로 그 내레이션, 내 목소리다.(웃음)

<Mayday>는 장르와 컨셉트 모두 처음 시도하는 형태의 음악이다. ‘끝나지 않은, 끝내지 못하는 사랑’을 주제로 한 곡이다. 얼터너티브 R&B 장르로 그간 들려준 적 없는 묵직한 사운드다. 지금까지는 청량하거나 서정적인 분위기였다면, 이번에는 절제미가 있는 모습을 준비했다.

매번 빅톤의 멤버들이 작사와 작곡, 안무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참여했나? (도)한세와 내가 작사를 했고, 안무는 모든 멤버의 의견을 조금씩 반영했다. 모든 멤버가 매 음반에 조금씩 참여 해왔지만, 이번에는 유독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로 부딪치더라도 의견을 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그래서 과정이 치열했다.

왜 이번 음반을 만들면서 유독 열정적인 태도를 보인 건가? 빅톤이 2016년에 데뷔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그‘ 리운 밤’이라는 곡으로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처음 1위를 했다. 이어서 올해 3월에 낸 싱글 <Howling>의 반응도 괜찮았고. 이런 흐름 덕분에 다들 자신감과 계속 해보자는 기세가 생긴 것 같다.

음반을 내고 활동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도 이 시기를 택한 이유가 있나? 우리 생각으로는 어쨌든 지금이 노를 저어야 할 때인데, 시기와 환경을 탓하면서 마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최대한 상황에 맞춰서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했다.

이번 음반으로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멤버들이랑 얘기했는데 사실 이번 음반에 기대는 없다. 그냥 빅톤에게 이런 모습도 있다는 것, 그리고 꾸준히 음반을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특히 뮤직비디오를 보면 알겠지만, 이번 음반은 빅톤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출발점이다.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번 음반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자작곡도 꽤 많이 만들어뒀다고 들었다. 아주 많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곡도 있고, 여름에 신나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댄스 곡도 있고, 섹시한 퍼포먼스를 염두에 두고 만든 곡도 있다. 확실히 이전에 만든 곡들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서 개인적으로는 빨리 공개하고 싶은데, 시기를 가늠해보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자작곡을 들어보니 R&B와 힙합의 경계에 있는 장르가 많은 편이다. 장르는 다양하게 시도하는데, 특히 좋아하는 게 R&B와 힙합이긴 하다. 요즘은 뮤지션 라우브나 롤 모델의 음악에 꽂혀 있다.

음악적으로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려는 것 같다. 노래도 하고 랩도 하고, 작사와 작곡에 안무까지. 이 모든 걸 언제 다 하나? 그러게. 언제 다 하는 건지 나도 신기할 때가 있다. 요즘 하루 일정을 정리해보면 아침에 작업실에 가서 음악을 듣고, 노래 연습을 한다. 그러다 작곡 프로그램을 켜서 곡을 만들고, 생각나는 가사가 있으면 곡에 붙여본다. 그러다 지치면 컴퓨터게임을 잠깐 하고(웃음), 저녁에 안무 연습을 한다. 그러고 밤이나 새벽에 다시 곡 작업을 하고. 최근 몇 달간은 아주 열심히 살고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음악만 하는 일상인데 지칠 때는 없나? 지친다기보다 가끔 막힐 때가 있다. 계속 무언가를 쏟아내다 더 이상 나올 게 없다 싶은 순간이 가장 답답하다.

어떤 지점에서 막히는 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 일단 곡 하나를 완성하면 두 번째, 세 번째 곡에서 나도 모르게 똑같은 멜로디를 쓸 때가 있다. 이미 그 멜로디에 빠져서 비슷한 형태를 반복하게 되는 거다.

요즘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생각은 무엇인가? 계속 드는 생각은 ‘일하자, 쉬지 말자, 움직이자’. 일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움직이려고 한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있나? 해소가 안 돼서 그런 것 같다. 너무 하고 싶은데 못 하던 시절이 있어서 그런지 일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개인 작업도 많이 하고, 쉴 때도 작업실에 간다.

그렇게 일을 해서 얻고 싶은 결과는 어떤 것들인가? 팀도 그렇고 나 자신도 더 많이 알리고 싶다. 우리 음악이 음원 차트 상위권에 계속 남아 있기를 바라고, 음악이 좋다는 소문도 돌았으면 하고. 또 스스로 만족하는 곡을 계속 만들고 싶다.

그럴 때 누군가는 원하는 결과에 빨리 닿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천천히 한 단계씩 나아가는 쪽을 택한다. 예전에는 돌아가더라도 결과를 튼튼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만 돌아가도 될 것 같다. 천천히 조금씩 하면서 뿌리가 많이 깊어졌으니, 지금부터는 속도를 내려고 한다.

올해 음반을 벌써 두 개나 냈다. 연말까지 몇 번이나 컴백을 더 하게 될까? 이번 음반을 제외하고 적어도 두 번은 더 내려고 한다. 욕심인지 모르지만 일단 시도하는 중이다.

멤버 모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멤버들도 그렇지만 매니저 형들도 요즘 잠을 못 잔다. 내가 쉬면 안 된다고 매일 새로운 일을 제안하고 있다. 아마 10월쯤 되면 다들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올 것 같다. 일단 홍삼 세트 하나씩 선물해야겠다.

음악 말고 한승우라는 사람을 알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팬들한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아이돌이 아니라 사람으로 다가가겠다는 말. 그래서 최대한 많이 소통하려고 한다. 브이앱이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많이 하는데, 그걸 보면 다 알 수 있다. 거기선 그냥 사는 얘기를 많이 한다.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등 최대한 친구랑 만난 것처럼 대화한다.

그 때문인지 팬잘알(팬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라는 별명이 있다. 지금 팬들이 빅톤에게 원하는 것도 알고 있나? 일단 빨리 보는 것. 그리고 다시 한 번 청량한 컨셉트를 시도하는 것. 빅톤이 3집 때까진 청량한 음악을 선보였는데 그 이후 몽환적이거나 서정적인 무드로 바뀌었다. 요즘 나오는 음악도 좋아해주지만, 옛날의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반응도 꽤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것을 해보고 싶나? 다른 뮤지션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것. 나와 결이 다른 뮤지션을 만나 공동 작업을 하면서 그 사람이 가진 음악적 재능을 배우고 싶다. 태양, 박재범, 딘, 크러쉬, 헤이즈, 수란, pH-1 등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매우 많다.

작사도 하고 있으니 음악으로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도 있을 것 같다. 일기처럼 꾸준하게 내 일상을 음악으로 얘기하는 방식을 생각 중이다. 너무 긴 시간 동안 생각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걸 자제하고 숨겨온 탓인지 이제는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다.

그럼 오늘의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내면 어떤 곡이 나올까? 아마 팬들이 원하는 밝고 설레는 무드의 곡이 아닐까. 막 컴백을 했고, 좋아하는 화보도 찍고, 내 이야기를 실컷 할 수 있는 인터뷰도 하게 되어서 오늘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촬영장에 왔다.

아직 촬영을 시작하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닌가? 오늘 남은 일정이 꽤 많다. 좀 섣불렀나? 나중에 힘들다고 갑자기 장르를 바꿀 수도 있겠다. 하하. 일단 지금까진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