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지금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화두다. 그 때문일까? 백과 슈즈, 모자 정도에 그쳤던 라피아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앞서 언급한 액세서리는 물론 라피아로 만든 옷이 심심찮게 포착되니 말이다. 라피아 야자 잎에서 얻은 섬유인 라피아는 일반 원사에 비해 조직이 굵고 뻣뻣하기 때문에 사실 옷보다는 액세서리에 적합한 소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라피아를 섬세하게 엮어 레이스를 완성하거나 아주 얇은 줄기를 모아 프린지로 활용하는 등 라피아로 공들여 쿠튀르급 옷을 탄생시켰다. 꼭 라피아가 아니더라도 라탄, 밀짚, 우븐 스트로 등 수많은 자연물이 패션 아이템이 되어 등장하고 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 어려운 요즘, 라피아 소재로 자연을 가까이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