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마라스 쇼엔 늘 동화적인
서사가 빠지지 않는다. 이번 시즌에는
디자이너의 오랜 뮤즈이자 스승, 마리아
라이(Maria Lai)가 컬렉션의 핵심
요소를 제공했다. 실을 엮어 경이로운
작품을 만든 마리아 라이 그리고 실을
꿴 룩으로 매 시즌 컬렉션을 완성하는
안토니오 마라스. 누구보다 특별한
스승과 제자 사이였던 둘은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요정에 관한 것. 안토니오 마라스는 이번
시즌, 마리아 라이의 요정을 자신의
고향 런던으로 데려갔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1980년대 런던. 고스, 펑크,
로맨티시스트가 공존하던 격변의 시대.
그물 스타킹, 러플 드레스, 타탄체크,
버클 부츠와 비비안 웨스트우드 식으로
스타일링한 데님 점프수트엔 모두
스승의 작품을 새겨 넣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다. 마리아와
안토니오가 함께 있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마리아 라이는 2013년
세상을 떠났다) 이 둘이 마음을 맞대고
완성한 전시는 아직 이탈리아 남부
바실리카타에 위치한 국립 중세 근대
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