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church, New Zealand. 2008

Christchurch, New Zealand. 2008

MOK JUNG WOOK

사진가 목정욱은 탄산수 같다. 탄산수 기포 터지듯 감각이 있다 못해 터지고 넘친다. 더구나 영민한 데다 본인 사진에 대한 욕심과 고집도 커서 그와 작업할 때면 늘 에너지와 아이디어로 충만하고, 그런 만큼 뜻밖의 기분 좋은 결과물을 얻게 된다. 에디터보다도 소품과 레이아웃에 대한 심미안이 발달한 건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에 이런 데가 있었나 싶은 로케이션은 또 어디서 그렇게 찾아내는지. 그는 진정한 ‘크리에이티브’가 뭔지 아는, 영감과 긍정적인 자극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즐길 줄 아는 이 시대 가장 트렌디한 사진가다. 이 사진은 어시스턴트 시절 출장 중에 길가에 세워진 차가 예뻐서 찍었다는데, 대체 왜 그의 눈에만 이런 차가 보이는지. 눈이 보배다!

 

Cotswold, England. 2016

Cotswold, England. 2016

KIM HYUNG SIK

사진가 김형식의 사진엔 찍는 순간 그가 느꼈을 어떤 마음 같은 것이 보인다. 그건 아마도 촬영하는 매 순간 온 진심과 정성을 다하기 때문일 거다. 소위 잘나간다는 사진가들은 한 달에도 수십 개의 화보를 자판기 커피 뽑아내듯 ‘뚝딱’ 찍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안타까운 이 시대에, 이런 사진가가 있다는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물론 ‘열심히만’ 찍는다고 그를 지지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의 사진엔 봄날의 햇살 같은 잔잔하지만 힘 있는 반짝임, 그리고 초여름 날, 저녁 바람처럼 사람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오래도록 남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보고 또 봐도 보고 싶은, 이토록 아름다운 흑백사진은 그이기에 가능하다.

 

Ohio, USA. 2009

Ohio, USA. 2009

YOO YOUNG KYU

대한민국 사진가 중 <마리끌레르> 표지를 가장 많이 찍은, 절대적인 믿음이 있는 이가 바로 사진가 유영규다. 그는 어떤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온전히 그만의 사진을 찍어낸다. 감각적인 앵글과 세련된 톤, 그 어떤 컨셉트도 ‘웰메이드’로 만들어내는 그에게 타고난 사진가라는 말 외에는 더 이상의 적절한 수식어를 붙이기가 힘들 것 같다. 사진을 잘 찍는다는 건 그를 두고 하는 말이고, 이건 거의 본능에 가까운 재능인 것 같다. 물론 이 재능이 다였다면 그의 사진에서 드라마까지는 느낄 수 없을 테지만, 그에겐 사진에 대한 열정을 넘어 그만의 ‘소울’마저 있다. 힘들었던 뉴욕 유학 시절 친구들과 오하이오에서 찍었다는 이 사진을 보면 그의 열정과 소울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