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잡지에 파묻혀 사는 게 패션 에디터의 인생이라지만 조금도 지겨울 틈이 없다. 끝이 없는 업무에 권태와 피로함으로 느슨해질 때마다, 근사한 비주얼과 감각적인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패션 잡지들이 에디터를 ‘채찍질’하고는 하니까. 패션 트렌드를 소개하고 화려한 셀러브리티를 촬영하는 것에서 그치는 ‘관습적인’ 패션 잡지가 아닌, 패션이라는 장르를 그들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엮은 주목할 만한 매거진을 소개한다. 어딘가 살짝 삐딱하고 모자란 듯 보이지만 뭐 어떤가. 요즘엔 그런 흐름이 ‘멋’이자 트렌드다.

  • RE-EDITION

동시대 아트와 패션의 전반적인 흐름을 감각적인 시선으로 담아낸 리-에디션 매거진. 최근 네 번째 이슈를 공개했는데, 멀티 커버에 적힌 이름들이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다. 마크 보스윅, 할리 위어를 비롯한 포토그래퍼는 물론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 객원 에디터로 활동한 스텔라 테넌트까지 날고 기는 이들이 함께 만든 범상치 않은 잡지를 펼치면 ‘참신하다’라는 말로는 부족한 이미지와 텍스트에 단숨에 사로 잡히고 만다.

  • MARFA JOURNAL

20대 중반의 아티스트 Alexandra Gordienko가 만든 매거진 마르파 저널은 미국 텍사스의 ‘마르파’ 타운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총 6가지 섹션으로 나뉘어 페이지를 구성한 마르파 저널은 아티스트가 만든 잡지답게 예상치 못한 독특한 비주얼, 새로운 아이콘과의 인터뷰로 알차게 구성된 책이다. 마르파 저널을 넘기다 보면 에디터들의 본인의 입맛대로,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고 재미있게 잡지를 만드는 과정이 눈 앞에 생생히 그려진다. 한 마디로, ‘자유로움’이 느껴진다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