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도시처녀들 (글/그림 미깡 (다음 웹툰))

먹방과 쿡방에 이어 웹툰에도 먹고 요리하는 내용이 많지만 이토록 신성하게 애주가의 길을 걷는 여자들 이야기는 드물다. 제목 그대로 도시에 사는 여자 셋이 뭉쳐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며 먹고 마시는 이야기. 제목과는 다르게 작가가 유부녀지만 그래서 더 솔직하고 거침없는 내용들이 흥미롭다. 한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일본의 만화 ‘와카코와 술’이 연상되기도 하며, 맛있는 술과 음식 없이는 행복할 수 없는 직장 여성들의 큰 공감을 이끈다. 매회 끝에는 실제 음식사진과 함께 맛집과 안주를 추천하는데 베테랑 애주가들이 추천하는 만큼 믿음이 간다.

 

마스크걸 (글 매미/그림 희새 (네이버 웹툰))

그림이 무섭다는 사람도 있고, 내용이 무섭다는 사람도 있으나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된다. 모노 톤과 노란색만 이용해서 그린 그림은 기괴하면서 어두운 분위기에 한 몫 한다. 얼굴은 끝내주게 못생기고 몸매는 끝내주게 좋은 여자 김모미의 이야기를 다루며 외모지상주의의 씁쓸한 면모를 보여준다. 낮에는 모멸감이 드는 상사의 말을 듣고도 견뎌야 하지만, 밤이 되면 마스크를 쓰고 인터넷 방송을 통해 몸매를 과시하며 자기 위안을 삼는다. 주인공 혼자 착각하거나 망상에 빠져드는 모습뿐만 아니라 일상에 등장하는 동료와 상사, 인터넷 군중들의 모습까지 매우 현실적이다.

 

유미의 세포들 (글/그림 이동건 (네이버 웹툰))

귀여운 그림체로 통통튀는 상상력을 보여주는 이 웹툰은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주인공 유미의 머리 속 세포들이 등장해서 신선하다. 이별 후 짝사랑을 거쳐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유미의 이야기는 상상도 못했던 다양한 세포들의 활약으로 보는 내내 흐뭇하게 만든다. 남자와 손이 우연히 맞닿으면 ‘응큼이’가 활보해서 얼굴에 불을 지르고 밤만 되면 ‘감성이’가 헛소릴 하지만 결국엔 ‘이성이’가 억누른다. 다른 세포보다 월등히 큰 덩치로 나타나 모든 세포의 활동을 정지시키는 것은 시도 때도 없이 배고픔을 알리는 ‘출출이’라는 사실이 남 얘기 같지 않다.

 

혼자를 기르는 법 (글/그림 김정연 (다음 웹툰))

큰 일을 하고 대접받는 사람이 되라며 아버지가 ‘이시다’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에도 불구하고 인테리어 회사에서 ‘시다’같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잡일만 하고 있는 주인공 이시다의 일상 이야기. 혼자서 살아가는 20대, 30대 직장인 여성으로서의 소소한 행복과 취미, 그리고 알게 모르게 받고 있는 고난의 모습까지 현실적이다. 야근이 일상이라 퇴근길 정체가 어떤 건지 궁금해하는 모습, 얼떨결에 받아서 키우고 있는 햄스터와 나란히 간식을 먹으며 힐링하는 모습들은 극적이거나 감성적이지 않고 오히려 드라이하고 시니컬한 느낌이지만 묘하게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