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트스럽게

최근 SNS를 점령한 해시태그는 ‘모스트스럽게’다. SNS에 밝은 사람이라면 이미 알겠지만, 최근 종방한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등장한 신조어다. “좀 더 모스트스럽게!” 극 중 패션지 <모스트>의 편집장 김라라(황석정)가 입버릇처럼 내뱉는 이 말은 극도로 화려하고 컬러풀한(김라라의 취향을 반영하는) 스타일을 의미한다. 유행어를 몸소 증명하듯 컬렉션 백스테이지 버금가는 비주얼로 등장하는 그녀는 드라마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핼러윈 코스튬이 연상되는 금발에 푸르스름한 그러데이션 섀도, 자연스러움을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격한 아이라인에 화룡점정 동동 떠다니는 핑크 립스틱이라니! 독보적인 존재감에 시선을 뺏길 수밖에 없다. 평행이론처럼 같은 해시태그를 공유하는 캐릭터는 <육룡이 나르샤>의 길태미(박혁권). 치장하길 좋아하는 고려 말 된장남 컨셉트가 어찌나 매력적인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보라색 펄에서 네이비 펄로 이어지는 그러데이션 아이 메이크업에는 이미 ‘길태미 메이크업’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문의가 빗발치자 급기야 담당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실제 사용하는 제품을 공개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블로거와 유튜버들도 덩달아 ‘길태미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제작하는 데 열을 올리는 중이다.

사실 유행에 보수적인 뷰티 영역에서 이렇게 파격적인 룩을 TV에서 보는 것이 얼마 만인지. 여배우들의 입술 색만 미세하게 바뀌며 지지부진했던 뷰티 트렌드에 탄산수처럼 톡 쏘는 이슈가 아닐까? 연말 모임이나 중요한 자리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하고 싶다면 용감하게 ‘모스트스러운’ 메이크업에 도전해도 좋겠다. 두 가지 색의 섀도를 섞을 때는 과감할수록 좋으며, 눈꼬리와 그러데이션의 마무리를 확실히 하는 것이 핵심. 밀착력 좋은 펄 섀도를 펴 바르고 면봉으로 바깥쪽을 한 번 쓸면 모양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