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500X 시승기

여자가 몰기엔 좀 크다. 차가 안 예쁘다. 실용적이지 않다 등등 SUV에 대한 편견은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쉽게 세단형에서 SUV 형으로 못 갈아타는 여성들이 있다면, 피아트 500X에 주목해 보길 바란다. 이탈리아의 귀여운 소형차로 잘 알려진 피아트가 지난 3월, 소형형 SUV 컨셉트의 피아트 500X를 선보였다. 피아트 500C의 앙증맞은 디자인만큼은 아니지만, 피아트 500X는 역시 피아트 답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전체적으로 유선형을 그리는 디자인과 짧고 귀여운 앞 디자인과 뒤태는 피아트의 스타일을 제법 잘 살렸다. 덩치는 큰데, 애교 많은 남자 친구 같다고나 할까?

내부 역시 깔끔하고 세련된 계기판과 전체적으로 손잡이까지 동그랗게 마무리해, 뭐든지 예쁜 걸 좋아하는 여자들이라면 마음을 뺏길만 하다. 하지만 너무 귀여운 디자인 덕분에, 터프하고 거친 남자들은 반감이 들 수도 있을 듯. 뒷자리는 직접 앉아 볼 기회는 없었으나, SUV 라고 하기에는 다소 좁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성장한 아이 셋을 모두 태우기에는 가운데 자리가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또 뭐든 ‘자동’으로 해주길 원하는 에디터에게 시트 조절이 수동인 점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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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본격적으로 시승을 시작하면서부터 사이즈나 디자인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간 제법 다양한 큰 차를 몰아 보았는데, 피아트 500X는 어떤 SUV보다 부드럽게 나갔다. 시내 주행을 시작으로 파주까지 이어지는 제법 긴 코스인데도, 타는 내내 SUV 특유의 덜컹거림이나 딱딱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브랜드 최초로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것이 비결이었다. 거기다 2.4ℓ 멀티에어 가솔린 엔진이 조합해 최고출력 188마력, 최대토크 24.2kg·m의 성능을 낸다고. 그래서 인지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반응이 빨랐다. 주행 모드는 크게 일반, 스포츠, 트랙션플러스가 있었는데, 시내 주행시에는 일반 모드로만 달리다 제법 속도를 올리면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니, 한층 더 매끄럽게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특히 윙 하면서 급속히 나가는 느낌이나 과속을 낼 때 갑작스럽게 미끄러지는 듯한 게 없어 안전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애교가 많아도 스포츠 선수 같은 남자 친구를 데리고 다니자니, 갑자기 비용이 걱정 되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연비는 팝스타 가솔린 기준으로 9.6 km 크로스 디젤 기준으로 12.2 km 로 국산 소형SUV 연비(12~17km)를 밑돌았다.

결국 피아트 500x는 디자인과 파워, 그리고 약간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 다행히 가격은 3000만원 초반대(500X 팝스타의 가격은 3140만원, 하지만 개소세 인하와 추가 할인분을 포함하면 299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에 구입할 수 있으니, 처음 시작하는 suv로는 합리적일 듯 하다. 특히 예쁘고 감각 있는 것을 선호하는 여자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