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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쿠아주라(Aquazzura)라는 이름이 생소할 수 있는 <마리끌레르> 코리아 독자들을 위해 브랜드 소개를 부탁한다. 아쿠아주라는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하는 럭셔리 슈즈 브랜드로 이탈리아 특유의 ‘돌체 비타(달콤한 생활)’의 태도와 미학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사실 아쿠아주라의 본질은 나와 많이 닮았다. 이탈리아 스타일, 라틴의 직감(flair)과 미국적인 편안함이 한데 섞여 있달까. 스페인의 카르타헤나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마이애미와 런던, 피렌체에서 살아온 시간이 어우러져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어떻게 자신의 슈즈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는가? 열여덟 살 때 살바토레 페라가모에 입사해 이후 르네 까오빌라, 로베르토 까발리 등의 브랜드에서 10여 년간 일하면서 보다 창조적인 나만의 색과 감성을 담을 수 있는 독보적인 라인을 만들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는 우아한 옷을 입는 여자들이 새로운 감도의 심미적인 슈즈를 원한다는 걸 알아챘다. 조각적이거나 건축적인 슈즈보다는 여자들에게 아름다운 감정을 선사할 수 있는 신선하고 세련된 슈즈로 그들의 여성성을 끌어올리고 싶었다.

 

아쿠아주라라는 브랜드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하다. 이탈리아어로 파란 물이라는 뜻을 지닌 ‘acqua’ 와 ‘azzura’를 조합한 것인데 바다와 태양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담았다.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카프리 해변, 현대적으로 해석한 감미로운 ‘돌체 비타’, 이탈리아 스타일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을 반영하는 동시에 절대 과하거나 지나치지 않은 것. 내 구두가 우리 삶에 자리한 작고 고급스러우며 멋진 무언가가 되길 바랐다.

그렇다면 컬렉션을 구축할 때 가장 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나는 라틴 남자다. 여자들이 아름다워 보이게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디자인할 때면 늘 오스카 드 라 렌타가 한 명언을 떠올린다. “당신 뒤에 남자가 3명쯤 따라온다고 생각하고 걸어라.” 하지만 문제는 일반적으로 아름다운 신발은 불편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이를 깨뜨리기 위해 론칭 전부터 40년 경력의 전문 기술자를 고용해 신체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편안한 라스트를 개발하는 데 힘썼다. 또 발바닥에 패딩과 메모리폼을 추가해 부드럽고 가벼운 신발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토록 로맨틱한 당신이 구두를 디자인할 때 떠올리는 여성상이 궁금하다. 어떤 특정한 부류의 여자를 위해 디자인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정신없이 바쁘고 활동적인 여자일 거라고 상상한다. 여행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취향을 지녔으며 삶을 즐길 줄 아는 여성! 그리고 그녀에겐 하루 종일 신어도 편안한 신발이 있다는 것. 나는 여자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신발을 갈아 신는 걸 원치 않는다. 무거운 신발에 고통받지 않고, 신고 충분히 춤을 출 수도 있으며, 종일 신어도 불편하지 않은 신발을 만들고 싶다.

 

아쿠아주라의 베스트셀러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브랜드를 유명하게 만든 색색의 프린지 슈즈가 일등 공신일 것 같다. 맞다. ‘Wild Thing’이라는 이 슈즈가 가장 인기 있고, 지금의 성공을 이끈 주역이다. 아마도 많은 슈퍼 셀럽과 트렌드세터, 소셜 미디어를 통한 파급효과가 컸던것 같다. 밤과 낮에 상관없이 캐주얼한 데님이나 칵테일 드레스에도 어울릴 수 있도록 디자인한 ‘Christy’ 플랫 슈즈, 또 고객들이 섹시하면서 편안하다고 ‘패션위크 슈즈’, ‘12시간 슈즈’라고 이름 붙여준 ‘Sexy Thing’ 역시 베스트셀러다.

 

곧 출시될 가을·겨울 컬렉션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나?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이 영감이 됐다. 특히 여황제 예카테리나 2세, 로마노프 왕조, 차르 알렉산더에 관한 소설들을 보면서 풍요롭고 화려한 러시아 문화 속 의상과 보석, 건축물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최근 웨딩 슈즈로 아쿠아주라를 선택하는 여자들이 많다. 실제로 나도 많은 신부들이 결혼식 때 우리 구두를 신은 걸 봤다. 그래서 지난해 브라이덜 컬렉션을 따로 론칭했다. 가장 아이코닉한 피스에 화이트 컬러와 레이스를 가미하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베이비 블루 컬러의 밑창을 더했다.

 

당신의 구두를 신은 여자들 중 기억에 남는 스타일리시한 신부가 있다면? 몇 주 전, 카프리에서 결혼한 친구 조반나 바탈리아를 위해 웨딩 슈즈를 선물했다. 웨딩 파티 때 입을 알라이아의 라피아 드레스에 어울리도록 새틴에 크리스털을 장식한 구두를 특별히 만들었다.

승승장구 중인 아쿠아주라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가까운 시일 내에 남성 라인과 가방, 액세서리 라인까지 확장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글로벌한 럭셔리 브랜드로 성장해 전 세계 각국 수도에 스토어를 오픈하는 게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