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스테디

식물 남녀

나무 심는 디자이너, 슬로&스테디

아티스트들의 소규모 작업실이 한 건물에 오순도순 모여 있는 망원동의 복합문화공간 ‘어쩌다가게’. 크고 작은 식물과 수공예 디자인 소품을 선보이는 ‘슬로&스테디’도 지난 5월 이곳에 합류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친구와 함께 이태원에서 플라워숍 ‘피다(Pida)’를 운영하며 경력을 쌓던 안수빈이 자신만의 감각으로 처음 선보이는 공간이다. 그녀의 개인적인 아틀리에 겸 가드닝 작품을 전시하는 쇼룸으로도 쓰이는 이곳에는 이제 막 열매를 맺기 시작한 무화과나무부터 두 팔을 쭉 뻗은 모양의 귀여운 선인장, 엉뚱하게 생긴 이파리가 주렁주렁 달린 에어플랜트까지 갖가지 개성 넘치는 식물이 잔뜩 놓여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사무실에 갇혀 모니터만 바라봐야 하는 일상에 조금 지쳤었어요. 그래서 나름의 치유 방법으로 식물들을 가까이 두기 시작했죠. 식물의 세계는 워낙 광대해서 몇 년씩 공부해도 다 알 수 없어요. 매일매일 새로운 종류의 나무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죠.”

 

슬로&스테디

‘안 숲’이라는 귀여운 예명으로 활동하는 그녀는 요즘 투명한 어항이나 유리병 안에 흙을 채워 지형을 만들고 이끼나다육식물을 배치해 하나의 작은 생태계를 가꾸는 ‘테라리움’ 작업에 한창 몰두하는 중이다. 흙과 색모래를 섞는 특이한 기법을 동원하는가 하면, 식물 옆에 미니어처 피규어를 얹어 손바닥만 한 장난감 마을을 만들기도 한다.

“테라리움의 묘미는 유리병 속 풍경을 상상하는 대로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주변의 모든 작은 것을 활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식물의 습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빛과 습도 같은 자연의 양분이 가드닝과 테라리움의 가장 기본적인 재료예요.”

 

슬로&스테디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19길 74 어쩌다가게 201호
영업시간 비정기 휴업(인스타그램에서 영업시간 공지)
문의 인스타그램 @slow_steady_work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