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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족, 양미애

펜트하우스 연희

“펜트하우스 연희는 방을 렌털하는 게 아니라 층 전체를 빌리는 식이어서 가족 단위 손님 위주예요.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손주까지 대가족이 찾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서로의 가족 얘기를 나누며 친해져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친구의 부모님을 알면 그 친구가 더 친하게 느껴지는 거.” ‘펜트하우스 연희’의 양미애가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한 건 그야말로 ‘어느 날 갑자기’다. IT 회사의 신사업개발팀에 다니던 시절 에어비앤비 대표의 강연을 듣게 되었고 때마침 공유경제에 관심이 높을 때라 사례 연구 삼아 직접 해보기로 한 거다. 그렇게 2년여 전에 자신의 연희동 주택의 일부를 에어비앤비 숙소로 등록했다. 회사에 다니며 2년여를 운영하다가 작년 겨울, 회사를 관두고 서교동의 새로운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회사를 관둔 것도,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한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였다.

“에어비앤비에서 슈퍼 호스트를 뽑는데, 슈퍼호스트 중에서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아요. 그런데 거기에 연희하우스가 선정된 거죠.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뽑히면 1년에 한 번씩 전 세계 호스트 컨퍼런스에 초대돼요. 이번엔 파리였는데 휴가를 다 써서 못 가게 됐어요. 그래서 아예 회사를 관두고 이 일에 전념하기로 했어요.” 부담 없이 남는 방으로 시작했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손님들을 만나다 보니 서울에 있으면서도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 즐거웠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에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도 싹 날아갔고, 같이 파티도 하며 여행의 순간을 공유하는 시간이 늘다보니 이제는 새로운 직업으로 게스트하우스에 전념하게 된 셈이다.

 

이 모든 건 사람 만나는 게 즐거워서 시작된 일이다. 여행을 떠나온 사람들의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기운을 받을 수 있어 좋았고, 그들에게 한국을 보여주고 한국에 대해 설명하는 일도 즐거웠다. 손님들에게 한국의 전통악기를 알리기 위해 해금을 배워 직접 연주해주기도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남편과 세계 일주를 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꿈이 조금 달라졌어요. 얼마 전에 저희 집에 묵었던 태국 친구를 만나러 태국에 갔었거든요. 저희는 분명 돈을 받고 집을 빌려주는 건데 그 친구는 저희가 갈 때마다 늘 시간을 내어 함께 여행을 다니고, 잠도 친구 집에서 자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언젠가 게스트하우스를 하며 사귄 친구들의 집에 놀러 갔을 때 미안하지 않은 사람이 되자, 가족 같은 사람이 되자. 언젠가는 그 친구들을 만나기 위한 세계 일주를 하고 싶어요.”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33길 5
문의 010-7929-9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