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 필로가 정의하는 우아하고 세련된 멋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그것과 다른 지점에 위치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뛰어넘은 참신한 시선으로 '셀리니즘' 왕국의 존재감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얘기. 새 시즌, 피비 필로는 아티스트 댄 그레이엄의 작업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각자의 방식대로 일상을 보내는 여성들을 위한 룩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부드러운 조합, 독특한 레이어드 방식, 해체적인 실루엣, 마치 미완성한 것처럼 보이는 디테일로 구현됐다. 신기한 점은 모든 옷이 생경하기보다 오히려 당장 사고 싶을 정도로 고상하고 우아해 보인다는 사실. 런웨이 한가운데서 여유롭게 쇼를 구경하던 피비 필로의 딸이 지구 최고로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