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런웨이엔 어김없이 갖가지 꽃이 탐스럽게 피어난다. 봄을 즐기는 가장 쉽고 매력적인 방법이 바로 플라워 패턴이 아닐까. 그렇다면 새 시즌 디자이너들은 어떤 꽃밭을 일궜을까? 어느 때보다 강렬하고 화려한 꽃이 만개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프라다, 미우미우, 마이클 코어스, 오주르 르주르가 선보인 레트로 무드의 플라워 패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래픽 패턴에 원색을 채색한 꽃으로 복고풍 룩에 힘을 더한 것. 플라워 모티프를 아플리케한 수영모와 꽃무늬 배스 로브로 과거의 낭만을 되새기게 하는 미우미우의 룩이 대표적인 예다.

 

살아 있는 듯 생생한 꽃으로 여심을 자극하는 컬렉션은 또 어떤가. 델포조, 에뎀, 비베타,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숙녀의 마음을 훔치고 남을 우아한 드레스 위에 꽃을 섬세하게 그려내 여심을 정확하게 저격했다. 하나씩 오려낸 꽃 모양을 아플리케한 크리스토퍼 케인, 다양한 플라워 패턴을 자유롭게 패치워크한 사이먼 로샤와 르메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과감하게 꽃으로 도배한 포츠 1961과 발렌시아가 등 예술적인 시각으로 꽃을 재해석한 룩 역시 놓칠 수 없다.

이처럼 수많은 디자이너가 봄이 오면 약속한 듯 꽃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아마 아리따운 꽃을 보고 쉽게 지나치는 여자는 없다는 데 동감하기 때문일 터. 봄이 멀지 않았으니, 이제 다채로운 꽃의 유혹을 마음껏 즐기는 일만 남았다.